친윤계 겨냥해 "과연 본인의 공천이 위협받을 때도 지금의 입장을 유지할 것인가?" 되묻기도

사진=연합뉴스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두 가지 비책"을 내놨다.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으로 지난 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등록한 천 후보는 이날 첫 번째 비책으로 '당헌 제8조, 대통령 공천불개입'을 제시했다. 당선되면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할 수 없도록 당헌을 개정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는 "현행 당헌 제8조는 대통령이 된 당헌은 국정운영 과정에서 저희 당의 당헌당규를 충실히 반영하고, 우리 당은 대통령 국정운영을 충실히 뒷받침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우리 당의 주인은 당원인데,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인 공천에서 당원들을 들러리세우는 행태는 절대로 반복돼선 안 된다.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의 '공천 불개입' 조항을 추가하겠다"고 했다.

천 후보가 공개한 두 번째 비책은 '공천규정 제14조 제10호-당헌자격고사 의무화'였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천자격시험을 의무화한 적 있다. 그러나 준비과정이 짧아서 지역구 출마 후보에게는 사실상 통과의례였다"며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비례와 지역구 후보에게는 공천자격고사를 의무화하겠다. 우리 당이 정한 수준에 미달하는 후보는 공천하지 않겠다"고 했다. 

천 후보는 "이러한 제도로 피해보는 입후보자가 없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험을 설계하고, 한 후보자가 여러 차례, 예를 들어 3개월 내지 6개월에 한 번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리 당이 '잘하기 경쟁'을 하는 정당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천 후보는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조금 나은, 아니면 도저히 이재명 대표를 찍을 수 없어서 선택하는 쩨쩨한 정당이 아니라 국민들께 최선의 선택을 제시하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 비책들을 통해 국민의힘이 다음 총선을 지휘하는 과정과 결과가 매우 공정하고 우리 국민들께 탁월한 발전임을 선보이도록 하겠다. 단순히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총선에서 압승할 것"이라고 했다.

비전 발표회를 마친 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대통령의 공천개입이 없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단순히 대통령이 개입해서 된다 안 된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 당의 분란을 예방하고 우리 국민들께 공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때문"이라며 "과거를 보면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하거나, 대통령 측근이 공천에 개입했을 때 우리 당은 항상 수렁에 빠졌다. 지금 대통령께 충성경쟁하고 무조건 대통령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하는 분들이 과연 본인의 공천이 위협받을 때도 지금의 입장을 유지할 것인가?"라고 했다.

공천자격고사 의무화와 관련해선 "최재형 위원장과 함께 한 혁신위원회에서도 공직후보자자격시험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고 혁신안에도 포함이 됐다"며 "요즘 유행하는 윤심 후보니 하는 나쁜 마크, 질 낮은 인증마크 말고 정말로 우리 국민들의 대표가 될 수 있을 최소한의 자격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좋은 인증마크를 찍어드리겠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천 후보는 '윤핵관', '간신배'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며 엄포를 놓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향해 "당의 리더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어떤 용어를 선택할지는 후보자들의 몫"이라면서 "그런 용어 선택이나 메시지가 당원들의 마음과 생각에 부합하는지의 여부는 당원들께서 판단하면 되는 일"이라고도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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