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법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며 “잘못에 대해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질타했다. 죄책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 양형의 이유를 밝힌 것이다.

법원이 조 전 장관을 이례적으로 질타한 것과 달리, 조 전 장관의 장녀 조민씨는 6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떳떳하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됐다. 조 전 장관에게 2년 선고가 내려진 지난 3일 녹화한 분량이 6일 공개된 것이다.

조민씨는 김어준의 유튜브에 출연해 “떳떳하다,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조국 전 장관의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캡처]
조민씨는 김어준의 유튜브에 출연해 “떳떳하다,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조국 전 장관의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유튜브 캡처]

2019년 김어준과의 인터뷰에서 목소리만 공개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얼굴까지 공개한 조민씨의 인터뷰는 ‘자청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아버지의 실형 선고를 계기로, 자신이 ‘떳떳하지 못한가?’라고 곰곰이 생각한 결과라고 한다.

“떳떳하다,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조국 전 장관의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고 밝힌 조민씨의 인터뷰 내용이 공개되자, 온라인 상에서는 조민씨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부전여전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 가족의 정신세계는 무엇?”, “아버지가 2년형을 선고받았는데, 딸도 재판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조민씨의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조민씨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문제점에 대해서 짚어본다.

① 부끄러움을 모르는 철면피에 반성없는 피해자 의식

조민씨는 아버지 조국 전 장관이 유죄 판결을 받은 날(3일), 자청해서 김어준의 유튜브에 출연했다. 조 전 장관의 재판이 끝나고 아버지를 집에 데려다 드린 후 식사를 하지 않고 집을 나서는 딸의 행보를 묻는 아버지에게 “인터뷰를 가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부모가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조민씨 입장에서도 스스로 자신의 정당성과 무죄를 주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부모가 저지른 불법의 결과 본인의 의사 자격에 대해서 무효를 다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모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입장에서도 끝까지 ‘떳떳하다’고 주장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법원에 의해 입시 비리가 명확하게 확정이 된 상황이다. 그렇다면 김어준의 유튜브에 출연해서 내뱉은 첫마디는 ‘떳떳하다’가 아니라, ‘미안하다’였어야 마땅하다.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거치면서 자신이 받은 특혜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향해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한 마음이다. 최대한 내 실력으로 바로잡겠다”는 등의 입장 표명을 했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조민씨는 어머니가 수감되었을 때의 심정을 묻는 김어준의 질문에 “아버지가 장관직을 하지 않으셨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답을 내놓았다. 아버지가 장관을 하지 않았더라면, 묻히고 지나갔을 일인데 ‘재수가 없어서 (법망에) 걸리고 말았다’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법원에 의해 유죄를 선고받은 부모의 불법에 대해 아무런 죄의식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조국 전 장관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선고 당일 항소했다. ‘혐의 중 8~9개 정도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유죄 판결 받은 부분에 대해서 항소해 더욱 성실히 무죄를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의 인식이 조민씨에게 그대로 드러나고 있음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② 검찰과 언론 및 정치권을 향한 ‘역공’ ...“본인과 가족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지 묻고 싶다”

아버지에게 2년의 실형이 선고된 데 대한 심정을 묻는 김씨의 질문에 조민씨는 “검찰이나 언론이나 정치권이 저희 가족에게 지난 4년동안 정말 가혹했다”며 “과연 본인들은 스스로에게 아니면 가족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지 묻고 싶다”고 답했다. 조민씨가 김씨 유튜브에 출연을 자청한 핵심 이유로 꼽히는 대목이다.

‘아버지가 장관직을 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보다 이 말은 더 충격적이다. 가찌 인턴 증명서, 가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으로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한 조민씨가 검찰과 언론, 정치권을 향해 “너희들도 똑같은 짓을 하는 거 아니냐?”라고 공격을 한 것이다.

본인과 조국 전 장관, 정경심 교수가 저지른 불법적인 입시비리에 대해 ‘대한민국의 자식 키우는 모든 부모가 다 저지르는 범죄’라는 식의 주장을 한 셈이다. 온나라를 충격과 분노로 몰아넣고 일반 젊은이들을 좌절케한 조국 사태가 사실상 정권교체의 밑거름에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태도였다.

만약 그런 인식을 했더라면, 조민씨가 조 전 장관에 대한 유죄판결이 내려진 당일에 인터뷰를 자청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좀더 자숙의 시간을 갖고, 좀더 겸손한 모습으로 국민들 앞에 나왔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③ 본격적인 정치행보 선언?...새로운 직업을 선언한 것

SNS를 공개한 조민씨는 향후 활발할 활동을 예고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SNS를 공개한 조민씨는 향후 활발할 활동을 예고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조민씨는 유튜브 출연과 함께 SNS 계정도 공개했다. 다니던 병원에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그만두고, 무료 봉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여행도 하고 맛집도 다니면서 평범한 일들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민씨는 의사면허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서른에 의사가 안 되면 마흔에 하면 된다”던 4년전 인터뷰와는 사뭇 다른 입장이었다. 아마도 의사 면허 박탈을 예감하는 듯한 태도로 풀이됐다.

“의사면허는 사회에 기여하는 하나의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었다. 점점 하고 싶어지는 일이 많아진다”는 조민씨는 “생활은 어떻게 하느냐?”는 김씨의 질문에 “배상금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힌 ‘포르쉐를 탄다, 세브란스 피부과를 찾아가서 뽑아달라고 했다’는 등의 가짜뉴스와 허위보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가짜뉴스로 고통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거기서 나오는 배상금이 생활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조민씨가 이런 종류의 활동을 통해서 생계 유지도 하고 활발한 사회 생활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씨는 조민씨에게 ‘앞으로 자신의 유튜브에 고정으로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했고, 조민씨도 거절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직업적 음모론자인 김씨가 조민씨에게 정치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씨 유튜브 댓글에서도 “조민, 정치인으로 나서라”는 내용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SNS를 공개하면 댓글로 괴롭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는 김씨의 우려에 조민씨는 당당하게 “오셔도 됩니다. 많은 의견 주세요”라고 답했다. 정치인으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알리는 발언인 셈이다.

조민씨의 이런 행보에 대해 유튜브 ‘어벤저스 전략회의’의 신지호 평론가는 ‘새로운 직업선언’이라며, 조민씨가 조 전 장관의 대를 이어 ‘좌파 선동꾼’으로서 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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