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10.29 이태원참사 국회추모제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치인들과 유가족들이 기도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故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 김진표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정의당 이정미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발발 100일째인 5일 국회서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주최하고 국회 연구단체 생명안전포럼이 주관했다. 이 자리엔 여야 지도부를 비롯해 유가족과 생존자들도 참석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및 주호영 원내표를 비롯해 10여 명이 참석했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및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6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제는 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등의 종교계 추모의례로 시작해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김의장과 여야 지도부는 이태원 참사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노력을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다만 여당은 정치의 일반적 역할을 강조한 반면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책임론을 거론하는 등 차이가 있었다.

우선 김 의장은 "국회는 국민 모두를 대표하는 기관인 만큼 국회가 추모의식을 여는 것은 국민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낸다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두번 다시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제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 우리 국민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국회가 충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 대표는 "그날 이후 유족에게 온 세상은 까만 잿빛이지만 대통령도 정부도 여당도 그 이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국가가 그날 무엇을 했는지 밝힐 책무가 정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자리에 대통령께서 직접 오셔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해주셨으면 어땠을까"라며 "국가는 국민의 생명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꼭 명심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힘 정 비대위원장은 "참사 직후 유가족들을 만나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드렸지만 유가족 입장에서는 미흡한 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유가족과 미래를 바라보고 집권 여당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아들딸 159분의 못다 핀 꽃송이들이 밤하늘의 별이 돼 우리 마음에 기억되도록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도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이 추모사를 하는 동안 추모제에 참석한 유가족들에게서 고성·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외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재난안전특별위원회를 설치해 후속입법 추진에 동참하겠다"고 했으며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독립적 재난조사 기구를 만들어 국가의 잃어버린 신뢰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추모제에선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생존자 중 한명인 김초롱 씨는 "참사의 유일한 원인은 군중 밀집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이라 했으며, 故 이지한 씨의 부친 이종철 씨는 지난 4일 유가족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무단 설치한 분향소를 서울시가 6일 오후1시까지 자진 철거하라고 통보한 것에 대해 "저희가 치우겠으니 많은 국화꽃으로 단장된 합동분향소를 만들어달라"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요청 수용 없이) 분향소를 철거하려 하면 휘발유로 아이들을 따라갈 것이다. 철거하러 오면 제2의 참사를 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회추모제에서 종교의례가 거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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