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못하도록 무릎 꿇린 나경원 전 의원의 집까지 찾아가 지지를 호소한 김기현 의원을 비꼬았다. 윤심(尹心)을 앞세워 당 주류세력과 이에 줄선 전직 의원 및 유튜버 등 모두가 일제히 나 전 의원을 모욕하고 조롱하고 비하했다면서 "일주일만에 이완용이 의혈단원이 될 수 있습니까?"라고 되물은 것이다.

김웅 의원은 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현 의원을 향한 편지글을 올렸다. 여기서 김웅 의원은 "김기현 후보님 그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나 대표님의 뜨거운 애국심과 애당심'이라뇨!"라며 "천만부당한 처사입니다. 나경원이 누구입니까? 불과 일주일전까지 그는 '반윤의 우두머리'였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전여옥님은 나경원에 대해 '거품인기에 눈먼 아이돌, 깡그리 말아먹은 전과에도 오너셰프하겠다고 설치는 자'라고 말씀하셨다. 홍준표님도 1,600만 원짜리 건물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헛된 욕망을 위한 부창부수하는 자'라고 극딜 박으셨죠"라며 "장제원님도 '정치 신파극'이나 하는 '위선적 태도'를 비판하면서 '대통령의 믿음을 배신'한 '반윤 우두머리'라고 결론 내셨다"라고 했다.

김웅 의원은 "무엇보다 우리 당의 의혈 초선 50명이 뭐라고 했습니까! 나경원은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를 저지른 자'이며, '대통령의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자'라면서 집단으로 성명서까지 발표하지 않았습니까?"라며 "그러면서 나경원에 대해 '羅 홀로 집에'라고 조롱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라고도 했다.

김웅 의원은 "어찌 그런 자가 불과 일주일만에 '지난 20년 세월 동안 당을 같이 하면서 보수우파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동고동락했던 동지'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라며 "박수영님이 '안철수=나경원'이라고 했습니다. 나경원을 가까이 하시면 종북좌파가 지지하고 있다는 안철수와도 동지가 되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디 배신자를 멀리하시고 어대현의 깃발 아래 전진 또 전진하십시오"라고 했다.

대통령실과 윤핵관 등은 나 전 의원 불출마 선언 이후 안철수 의원의 지지세가 심상찮자 전방위적으로 난타를 가하기 시작했다. 대선 직전에 성사된 단일화의 의미를 평가절하함은 물론 안 의원이 정부 출범 전후로 자리만 탐하면서 윤 대통령을 제대로 돕지도 않았다는 식으로 총공세에 나섰다. 장제원 의원 다음으로 공격에 나선 이철규 의원은 안 의원에게 가짜 윤심팔이를 하지말라면서 "가짜상품이 상표도용하는 격"이라고까지 했다. 

이와 같은 수위로 공개 압박을 가했던 나 전 의원은 끝내 불출마 선언을 했고 이번 전당대회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김기현 의원은 전날 나 전 의원 자택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다음날 나 전 의원에 대한 온갖 찬사와 함께 만남 사실을 공개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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