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안철수 의원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친윤계가 "가짜 친윤팔이" "윤석열 대통령과 반대 입장"이라며 안철수 의원을 공격하고,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도 "윤심(윤 대통령의 뜻)은 안 의원이 아니다"란 발언이 나오자 여당 지지층에서 '이건 좀 지나치지 않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럴 거면 차라리 당헌·당규 바꿔서 윤 대통령이 당대표 지명해라'라고 비꼬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윤 대통령에 비판적인 2030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가 아닌 국힘 당원게시판과 무조건적으로 윤 대통령을 지지해왔던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여당 지지층이 친윤과 대통령실의 '안철수 죽이기'를 '도 넘은 정치 탄압'으로 보고 있다고 풀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힘 당원들만 글을 쓸 수 있는 당원게시판엔 "수도권 승리를 위해선 안철수가 필요하다" "영남당으로의 회귀는 자멸을 의미한다" "윤핵관들이 권력에 미쳐서 국힘을 망하게 하고 있다" "역겨운 정치질들 그만해라" "윤심 위에 민심 있다" 등의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이는 모두 이준석 전 대표,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안철수 의원까지 몰아내려는 시도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다만 당원게시판엔 안 의원을 비판하며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글들도 여럿 존재하는 실정이다.

그외 친여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사건이 잘못됐단 지적이 다수 나오고 있다. 한 지지자는 "이젠 또 안철수에게 尹이 격노했다느니 마음이 떠난 사람이라느니 기사들 또 나온다. 이건 진짜 아니다"라며 "아니 그러면 차라리 당헌 당규 바꿔서 그냥 대통령 지명으로 해라"라고 비판했다. 또 "장난치냐. 권력 맛을 보니까 정신을 못차리나보다. 대단한 보수의 민주주의 납셨다"라고 비꼬았다.

다른 지지자는 "정말로 뭐하는 짓거리냐"며 "이준석 죽일 때는 ㅋㅋ였고 나경원까지는 ???? 정도였다. 이 타이밍에 바로 안철수 공격하기 시작한 건 진짜 이건 좀(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부감이 든다. 그냥 민주 정당인 모양새는 갖추고 싶다는 거냐"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완전 오른쪽 말고 적당히 오른쪽인 사람들은 안철수가 당대표 된다고 해서 큰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상황은 안철수가 상승세 되니 안철수 죽이기 올인이다. 그것도 대통령실이 가세해가면서까지 (그렇게 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윤핵관이 날뛰는 것과 별개로 대통령실도 '정치중립 위반'으로 안철수의 선대위원장 김영우를 '해촉'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 하에 이뤄진 것이다"라며 "김기현에 무슨 꿀을 발라놨나, 김기현이 안되면 윤석열 정권이 망가지기라도 하냐. 대체 왜 이러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외에도 "윤핵관을 쳐내지 않고는 지지율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박스권 정체될 것이란 확신이 든다"며 "김기현, 안철수 누가 되든 상관없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이건 윤핵관이 문제다'라고 인식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경선일 것"이란 주장도 있었다. 이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벌써 윤핵관에 휘둘려서 정신 못차리는 것 같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윤 대통령이 윤핵관에게 휘둘리는 게 아니라 윤 대통령이 문제다"란 지적이 이어졌다.

또 "윤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되는 게 정권을 위해 좋다고 본다"면서도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는 아니다. 이는 윤 대통령도 같이 XX되는 그림을 왜 자꾸 연출시키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당선될 때 대인배스러운 이미지 만들어놓곤 이게 뭐하는 상황이냐"며 "그래도 안철수보다야 진성 보수가 낫지 않나 싶었었는데 돌아가는 꼴을 보니 있던 정도 떨어지려 한다"고도 했다.

이와 별개로 "국힘 의원들도 안철수 마음에 안든다고 투덜대지만 말고 제대로 된 인물을 길러내든지 데려오든지 해야 한다"며 "세대교체 안되고 틀딱들만 고여 있는 티가 난다"는 비판도 있었다.

한편 안 의원은 3일 이번 논란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가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며 "당원들께서는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적인 이전투구에 대해서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말씀을 하고 계신다"고 반박했다. 또 "우리는 모두 '팀 윤석열' '팀 국민의힘' 소속이다"라며 "이를 위해서 우리는 분열하는 경쟁이 아니라 화합하는 경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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