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경쟁 상대인 김기현 의원과 다자대결·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모두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일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5명(그중 국민의힘 지지층 4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안 의원은 국힘 지지층에서 43.3%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김 의원은 36.0%를 차지하며 2위가 됐다.
직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안 의원은 9.4%p만큼 늘었고 김 의원은 4.0%p만큼 줄었다. 이번 조사가 지난달 31일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선언 직후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안 의원이 유 전 의원의 지지층을 어느 정도 흡수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 또한 마찬가지로 분석했다. 직전 조사에서 8.8%를 기록했던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이 안 의원 쪽으로 이동했단 것이다.
안 의원과 김 의원 간 지지율 차이는 7.3%p로 오차범위(±4.7%p) 안쪽이다.
두 후보의 최근 지지율 추이는 안 의원의 경우엔 지속적 상승, 김 의원의 경우엔 지속적 하락이다. 안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부터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17.2%→33.9%→43.3%). 반면 김 의원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양새다(40.3%→40.0%→36.0%). 다만 김 의원의 지지율 낙폭은 그리 크지 않다.
그외 후보의 지지율은 황교안 전 대표가 8.0%, 윤상현 의원이 2.8%, 조경태 의원이 1.3%였다. 1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선 양자대결에서도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앞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상 양자대결에서 안 의원은 48.9%(8.1%p상승), 김 의원은 44.4%(3.6%하락)였다.
반면 적극 지지층에서는 김 의원의 지지율이 52.7%, 안 의원의 지지율은 30.0%였다. 적극 지지층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매우 잘한다'고 평가한 지지층을 말한다.
당대표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의원(44.4%)이 안 의원(41.0%)보다 소폭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힘이 지난 31일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하기로 의결한 만큼 후보들 중 지지율 상위 4인이 본경선에 진출하게 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윤상현, 조경태, 천하람 6인이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3.1%p(국민의힘 지지층 ±4.7%p)이다. 조사는 무선 90%·유선 10% 자동응답 전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9%였다.
한편 리얼미터와는 다소 다른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나오기도 했다. 여론조사업체 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30-31일 국힘 지지층 444명에게 실시한 정례조사 결과 김 의원이 38.5%, 안 의원이 37.1%를 기록했다. 또 적극 지지층 418명에 대한 조사 결과에선 김 의원(41.7%)과 안 의원(37.8%)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다만 이 조사는 유 전 의원의 불출마 결정이 나오기 전 조사다. 조사 결과에도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이 포함돼 있다. 유 전 의원은 국힘 지지층에선 8.7%, 적극 지지층에선 4.2%였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