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튀르키예 원전사업 예비제안서 제출 (한전 제공)

한국전력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에 이어 튀르키예 정부에 현지 대규모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위한 예비제안서를 제출했다.

31일 한전에 따르면 정승일 사장은 30일 방문 중인 튀르키예에서 파티즈 된메즈 에너지천원자연자원부 장관을 만나 튀르키예 원전 사업과 관련한 예비제안서를 전달하고, 사업 추진 절차와 리스크 등을 논의했다.

한전과 튀르키예 정부는 튀르키예 북부 지역에 1400MW(메가와트) 규모의 차세대 한국형 원전(APR1400)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사업 규모는 2009년 수주에 성공한 UAE 바라카 원전 수주액(약 20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튀르키예 정부는 지난달 한전에 예비제안서 제출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한전은 한국의 원전 건설 역량과 튀르키예 원전 사업구도, 건설 공기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제출했다.

양측은 내년에 공동으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뒤 원전 건설에 대한 환경·기술 여건과 재원 조달 방식에 합의하면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에는 정부 간 협정(IGA)을 체결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튀르키예 정부는 2013년부터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이 사업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2020년 미쓰비시가 2배 많은 액수를 제시하며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한국의 APR1400은 한전이 최초로 수출한 UAE 바라카 원전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10기가 안정적으로 건설·운영되고 있어 기술력과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됐다"며 "최근 서방에서 건설 중인 최신 원전 중 주어진 예산과 공기를 맞추며 고객 신뢰를 얻은 사업자는 한전뿐"이라고 강조했다.

한전은 이번 예비제안서 제출을 계기로 튀르키예에 신규 원전을 수출하기 위한 본격적인 협의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폴란드 정부와 추진 중인 퐁트누프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이어 한전의 튀르키예 원전 수주까지 성공할 경우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다시 한 번 APR1400 노형 원전 수출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UAE가 추가 원전 건설 계획을 가진 것으로 파악하고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UAE와 함께 영국 원전 사업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지난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도 입찰서를 제출하며 미국과 프랑스가 참여 중인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필리핀과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지역 국가의 원전 수주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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