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9개 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지만,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에 따른 지표 착시 가능성도 있다며 대손충당금 적립내역을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9월 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은 0.38%로 전년 동월 대비 0.13%p 하락했다. 전분기 말과 비교하면 0.03%p 하락했다. 은행권 부실채권비율은 2018년 3분기 말(0.96%) 이후 줄곧 0%대를 유지하고 있다. 

부실채권비율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 돼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부실채권 규모는 9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6000억원(5.5%) 감소했다. 이 중 기업 여신은 8조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82.8%를 차지했다. 가계여신은 1조5000억원, 신용카드 채권은 1000억원이다.

3·4분기에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 규모는 2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00억원 늘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1조8000억원,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6000억원으로 각각 1000억원씩 늘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올해 6월 말 0.55%에서 9월 말 0.50%로 0.06%p 하락했다. 대기업여신은 0.50%로 전분기 0.67%보다 0.16%p 떨어졌으며, 중소기업여신은 0.50%에서 0.01%p 하락한 0.49%를 기록했다. 다만 중소기업여신 중 개인사업자여신의 경우에는 부실채권비율이 0.20%를 기록하며 전분기 0.19% 대비 0.0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비율의 하락으로 국내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신용손실에 대한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 잔액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지난 2020년과 지난해 말 각각 138.3%, 165.9%를 기록한 뒤 올해 3월 말 181.6%, 6월 말 205.6%, 9월 말 223.9%로 늘었다.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에 따른 지표 착시 가능성,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대내외 경제충격에도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해 본연의 자금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내역을 분기별로 지속 점검하고, 특히 연말 결산시 충당금 적립이 미흡한 은행 등이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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