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의 통화긴축,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지정학적 긴장의 장기화로 경기 불확실성 확대"

자료: KDI

최근 한국 경제 성장세 둔화와 관련해 수출 감소세가 커진데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와 기업의 심리도 악화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서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 부진이 가시화된 가운데 금리 인상이 지속되며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수가 악화되는 등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 9월 한국 경제에 대해 '경제 회복세 약화'로 진단이 부정적으로 돌아선데 이어 지난달엔 '성장세 약화와 함께 경기둔화 가능성 시사 지표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모호한 표현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암울한 진단이 직접적인 지표들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수출 부진이 크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4.0% 줄어 10월(-5.7%)보다 감소폭을 키웠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가 얼어붙은 중국에 대한 수출(-25.5%)이 대폭 줄어든 탓이다. 한국의 핵심 먹거리 산업인 반도체는 29.8% 급감, 4개월 연속 감소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 부진도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10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줄어 4개월 연속 감소를 이어가고 있다. 감소폭도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크다. 자동차(22.8%)가 유일하게 성장세를 나타나고 있지만 ICT(-6.1%), 1차금속(-18.5%), 화학제품(-13.2%) 등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5.1%에서 72.4%로 급락했고, 재고율(122.1%)도 높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른 기업와 가계 심리도 악화하고 있다.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 75에서 이달 70으로 하락했으며, 비제조업 업황 BSI도 이번달 76으로 올들어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2% 감소해 두 달 연속 줄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6.5로 전월(88.8)에 비해 하락했다. 

KDI는 "주요국의 통화긴축과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지정학적 긴장의 장기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와 기업심리지수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