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전차·K9자주포 오매불망 기다렸나...폴란드 대통령,직접 마중나와 "러시아 제국 야만성 막아야"
K2전차·K9자주포 오매불망 기다렸나...폴란드 대통령,직접 마중나와 "러시아 제국 야만성 막아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제이 두다(오른쪽) 폴란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폴란드 북부 그디니아 해군 기지에 도착한 한국 무기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열린 인수식에서 두다 대통령은 한국제 무기 수입의 목적이 러시아 견제임을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블룸버그]

폴란드가 한국에게서 구매한 K2전차와 K9자주포 초도 물량이 폴란드 그다니아항에 도착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친히 한국제 무기 인수식에 참여하는 한편 "현대식 장비를 갖춘 군만이 러시아 제국의 야망과 잔인함을 막을 수 있다"며 대(對) 러시아 견제 의지를 드러냈다.

폴란드 국영방송 TVP,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각) 두다 대통령을 비롯해 마리우시 블라슈챠크 국방장관 등 폴란드 정부 인사들이 폴란드 북부 그디니아(Gdynia)에 위치한 해군 기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의 K2전차 10대 및 K9자주포 24문이 처음으로 폴란드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폴란드 정부가 한국산 무기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두다 대통령은 이날 인수식에서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몇 달 동안 우리 모두는 한 가지를 분명히 보았다"면서 "현대적인 무기와 효율적인 무장을 갖춘 군인의 영웅적 행동만이 러시아 제국의 야망과 러시아의 야만성을 막을 수 있단 것이다"라고 했다.  폴란드가 왜 한국제 무기를 구매하는 지 그 목적을 여실히 드러내는 발언이다.

두다 대통령은 한국이 초도 물량을 예상보다 빨리 보낸 것에 놀라기도 했다. 그는 "보통 뭔가를 받을 때 오래 기다렸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번에는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며 "기다렸던 물건(무기)이 워낙 빨리 한국으로부터 도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드레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오른쪽 여섯번째) 한국측 인사들과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트위터] 

두다 대통령이 언급했듯 폴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1주적'으로 삼고 자국 안보를 위해 한국 방산과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폴란드는 냉전 시기 구소련 동구권에 속했지만 소련 몰락 후 러시아 세력권에서 벗어나 서방 세계에 속하고자 하는 '원심력'이 강한 나라다. 국방 분야에서 그런 경향이 강하게 포착되는데, 기존에 무기 체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던 소련제 무기를 '최첨단' 무기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한국제 무기는 '가성비' 좋고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정신으로 납기일을 잘 맞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한국의 무기 대외수출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엔 97억5000만 달러(한화 약 12조9100억 원)였던 게 72억5000만 달러가 늘어난 170억 달러(한화 약 22조 5200억 원)으로 급증했다. 한국제 무기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국가엔 폴란드 등 옛 동구권 국가 외에도 중동의 아랍에미리트 등도 있다.

한국제 무기가 폴란드에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는 또 있다. 한국은 주적 북한을 상대하는 것이 제1차 목표인데, 북한이 갖추고 있는 무기 체계가 옛 구소련제 무기다. 폴란드로서는 북한을 상대로 검증된 무기인 한국제를 도입했을 경우 러시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가 분석하기도 했다. 

그 외에 미국도 한국의 무기 수출을 나름 반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더해 중국의 직접적 위협에 노출돼 있는 대만을 지원하는 것이 일차 목표이기 때문에 타 국가로 수출 무기 물량을 늘리기 어렵단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맹국인 한국이 폴란드에 무기를 수출해준다면 일종의 '분업화'가 가능해지는 셈이 된다.

폴란드에 도착한 한국제 K2전차. 초도물량 10대가 먼저 도착했다. [사진=트위터]

소시에테 제네랄(Société Générale) 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한국의 주요 무기 수출 품목 및 누적 수출액은 ▲ 포(130억 달러) ▲ 탱크(76억 달러) ▲ 항공기(40억 달러) ▲ 지대공 미사일(35억 달러) ▲ 전함(11억달러) ▲ 탄약(1억2200만 달러) 등이다. 무기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무기 수출을 여덟 번째로 많이 하는 나라로 올라서게 됐다.

한편 폴란드가 한국으로부터 인도받을 무기는 K2전차 980대, K9자주포 648문, FA-50경공격기 48대,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 등 147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한화 약 19조5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무기 인도가 최종적으로 완료되면 폴란드는 한국 무기로 전반적인 무장을 갖춤으로써 러시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고, 한국은 무기 수출로 경제적 효과를 톡톡히 볼수 있게 돼 양국이 '누이 좋고 매부 좋게' 되는 셈이다. 한국-폴란드 관계가 더 가까워 질 것으로 예측되기도 한다.  

한국제 K2 전차가 폴란드에 도착해 인도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트위터]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