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
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

최근 중국 내에서는 그간 3년 간 실시되어 온 제로-코로나정책의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가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시위들은 엄격한 통제사회인 중국에서는 이례적인 것이다. 이 시위들에서 심지어 “공산당과 시진핑이 물러나라”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그리고 해외의 중화권에서도 시위가 확대되고 있다. 서방언론은 현재 중국 내의 시위가 1989년 천안문사태 이래 최대규모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 왜 지금 이러한 시위가 발생하고 있는가? 이는 3년간에 걸친 제로-코로나정책으로 인해 인민들의 피로감이 극도로 누적되었고 경제적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초 중국정부가 제로-코로나정책을 채택한 것은 물론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시진핑의 정치적 의도가 많이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10월에 개최된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무리하게 3연임을 실현하기 위해, 국내외적으로 ‘유능하고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중국정부는 2020년 초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부터 강력한 봉쇄정책을 채택하여 왔고, 코로나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선전하여 왔다. 그리고 서양 각국에서 코로나가 확대되자, 중국정부는 중국식의 사회주의체제가 여타 서양국가들의 민주체제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시 주석은 이를 자신의 위대한 치적으로 홍보하여 왔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가 발생하여 제로-코로나정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하여졌고 강력한 도시 봉쇄로 인해 중국의 경제가 상당히 악화되었어도, 중국정부는 제로-코로나정책을 고집했다. 중국 지식인들은 시진핑이 방역노선을 친히 지휘하고 있으며 그는 자신의 권력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하여 왔다. 시진핑은 지난 10월에 3연임을 확정한 이후, 일부 방역정책을 완화했으나 최근 감염이 재확산함에 따라 고강도 방역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 중국정부의 방역정책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중국정부는 딜레마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제로-코로나정책을 유지해야 할 이유와 폐기해야 할 이유가 혼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유지해야 할 이유이다. 첫째, 제로-코로나정책을 포기하면, 앞으로 다른 국가들에서 과거에 나타났던 것과 같이 코로나가 확산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 인민들은 3년 동안 많은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입은 이유에 대해 중국정부에 물을 것이고, 이는 시진핑의 정치적 권위를 훼손하게 될 것이다. 둘째, 제로-코로나정책을 통해 중국식의 사회주의체제가 서양국가들의 민주체제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해온 중국정부는 이러한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

반면에 폐기해야 할 이유이다. 첫째, 장기간의 극단적인 봉쇄정책으로 인해 상당히 악화되었던 중국의 경제를 회복시켜야 한다. 둘째, 극단적인 봉쇄정책은 코로나 전염을 막는데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셋째, 극단적인 방역정책에 대해 중국 인민들이 갖고 있는 광범위한 불만을 계속 억누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시진핑의 딜레마가 있다. 중국과 시진핑에게 현재 바람직한 선택은 이제 유효하지 않은 제로-코로나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일부 방역조건들을 완화하는 가운데에서 전체적으로는 현재 방역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어정쩡한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제로-코로나정책으로 인한 경제악화와 민심이반의 상황에서도, 시진핑은 자신의 권력강화에 방점을 둘 것이다. 제로-코로나정책을 자신의 치적으로 선전하여 온 그로서는 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수록 중국의 경제와 코로나 방역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방역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가던 간에 시진핑의 정치적 권위는 약화되고 중국의 경제도 위축될 것이다. 중국 인민들의 불만 표출을 탄압을 통해서 잠재우려 할 것이고, 이는 그의 정치적 권위에 흠집을 낼 것이다. 그리고 이 사태는 시진핑이 그간 취해왔던 독재 강화, 마오쩌둥 방식의 사회주의적인 경제정책, 공세적인 대미국 외교정책 등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시진핑의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중국과 세계에 과연 어떤 결과를 몰고 올 것인가?

연상모 객원 칼럼니스트(성신여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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