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측근 김용 체포…반발 "없는 죄 만들어".2022. 10. 19. (사진=연합뉴스TV, 편집=조주형 기자)
검찰, 이재명 측근 김용 체포…반발 "없는 죄 만들어".2022. 10. 19. (사진=연합뉴스TV, 편집=조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의 최측근 인사 김용 現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 19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의해 체포된 가운데, 김용 민주연 부원장의 정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로 그의 과거 대화 일부를 통해서다.

<펜앤드마이크>는 과거 경기도 대변인이었던 지난 2019년 6월24일 당시 그가 경기도청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담소를 나눴던 대화록 일부를 단독 입수했다. 그때 당시 대화기록을 통해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그 기록 일부를 밝히고자 한다.

먼저 김용 現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프로필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966년생으로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분당 리모델링 추진 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당선되자 성남시의원으로 시의회에 진출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시절, 경기도 대변인을 지냈던 그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의 총괄부본부장으로 임명된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부원장직을 맡게 된다.

그랬던 그는,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과정에서 '대장동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으로부터 수억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은 것.

대외적으로 그의 정체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공식적인 회의석상에서의 발언 외에는 알려진 게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2019년 6월24일 당시 그가 언론인들과 '티타임' 명목으로 나눴던 이야기를 통해 그가 어떤 인물인지를 알 수 있음이다. 기자가 확보한 당시 언론인들과의 대화 내용은, 녹취록을 풀어쓴 기록이다. 그 기록에 따르면 핵심 내용으로는 ▲북한 리종혁(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이야기를 통한 대북관(對北觀) ▲ 온라인 유권자 비하 발언을 통한 언론관(言論觀) 등으로 압축된다.

우선 '리종혁'에 관한 이야기는, 지난 2018년 11월15일 이재명 당시 지사와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과 함께 경기도 성남에서 '리종혁'을 만났던 이후 그와의 대북사업 등을 논하는 이야기다. 지난 2019년 5월 당시 경기도는 북한으로 대북물자(밀가루와 묘목) 15억원어치를 인도적지원 명목으로 반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 그로부터 1달이 지난 2019년 6월24일 김용 당시 대변인의 이야기다.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이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를 방문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자율주행차 제로셔틀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11.15. 뒤에는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와 김용 대변인, 안부수 아태협회장도 보인다.(사진=연합뉴스)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이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를 방문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자율주행차 제로셔틀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11.15. 뒤에는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와 김용 대변인, 안부수 아태협회장도 보인다.(사진=연합뉴스)

-(질문) 5월28일 북한 측으로 물자가 넘어간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 건지 대변인께서 그 향방을 설명해달라.
(김용) 그게 평화부지사(이화영)한테 취재 요청이 있던 모양인가봐. 적극적으로 못하는 건 아니냐는 건데, 그게 잘 안되나봐. 왜 안되나 했는데, 정부에서 5만톤인지, 7만톤인지...이런건 굉장히 예민한 건데요, 알려지고 하면. 그런데, 그게 또 인도주의라는 게 있어서 안줄수는 없거든. 어디서, 얼마만큼 지원된다고 까발려지면 다 죽는거거든. 그래서 다뤄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알겠지? 그건 뭐, 구체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취재하면서 궁금증은 던질 수는 있는거지. 그정도만 하더라도, 평화협력국이라는 곳은 성과를 내야 하는 곳인데 욕심 같아서는 이만큼 씩 보내겠더라도, 다 여기저기 보여지고 그러고 있는데 언론에 나오면 어떡하겠어요.

-(질문)그래도 좀 설명을 해달라.
(김용) 전반적으로 통일에 대한 것이, 이게 지금 문재인 촛불정부 들어와서 이전에는 박근혜하고 MB(이명박)정권 때 통일부는 좌천성 인사라는 거예요. 그러다 작년에 내가 느낀 것이, 북한에 리종혁(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그 위원장 그게 맞지. 남북관련 사업에 대한 통제나 이런걸 위주로 통일부가 했었지. 그때 리종혁 그 부위원장 아버님이 리기영(이기영) 씨라고, 그 아버지 책을 갖다가 선물을 하셨거든(이재명 지사는 2018년 11월 중순 리종혁에게 책을 선물했다). 그 양반이 그 당시에 남북 관련해서 해방전후의 문학사에서 남한 쪽에서 작가로서 고향(소설)을 쓰신분인데, 해방되고서 카프(KAPF, Korea Artista Proleta Federatio, 1925년 공산주의 혁명을 위해 문학가들이 결성한 실천단체)라고 하지? 그 프롤레타리아 문학 동맹을 하면서 북한으로 월북한 것이죠. 소설 '고향'을 보니까 아주 두꺼워요. 이게 단편도 아니고...리정혁 그 양반이 감회가 아주 새로웠을거야. 설마 몰랐겠어?

김용 現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2019년 당시 '경기도 대변인'이라는 공직(公職)을 맡았던 상황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인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당시 '입(口)'이었는데, 언론인들과 차담회를 가지면서 나눴던 그의 이야기는 다소 놀라운 발언과 용어가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대북 밀가루·묘목 지원 사업에 대해, 언론인들이 호기심을 갖고서 물어보자 "구체적인 부분은 아니더라도 취재하면서 궁금증은 던질 수 있다"라는 발언을 하는데, 이는 자칫하다간 일종의 '취재 가이드라인'을 넌지시 던지는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게다가 자신의 소속 혹은 과거 이력도 전혀 없는 통일부에 대한 평가를 밝히는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경기도 조직상 '대변인실'은 '언론협력담당관·보도기획담당관'으로 나뉘어지는데, 도지사의 입 역할을 비롯해 도청 전체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그의 한마디 발언까지도 가볍게 평가받을 수 없는 자리로 평가받는 직책이 대변인 직(職)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용 당시 대변인은 언론인들과의 연이은 티타임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한다.

-(질문) 더불어민주당에서 온라인 플랫폼 정비한다는데요?
(김용) 지사님이 어떻게 하겠다라는 그런 말씀은...그런데 요새는 나한테 넘어왔어. 내가 그 트위터(경기도)에 글을 올리니까 댓글하고 답글이, 140명이 답을 달았는데 그 중 90%가 똥파들이야. 지금은 이제 스팸처리하지.

-(질문)그런데, 왜 '똥파리'라고 합니까?
(김용) 그게, X냄새 맡고 모인다고 해서 그런거야. 아주 극단적인 사람들이 모여갖고 그러면 깨진다고. 그런 사람들을 심어두면 안되는데, 심어졌잖아? 그런게 이제 큰 패착이지. 그런 사람들이 있는 게시판 그 자체가 단순화 돼 있어. 여기서 의견화해서 댓글달면 묻히는 거야. 최근 (이재명) 지사님을 지지하는 글들이 달려서 만만치도 않아요.

-(질문) 그러면 특정 인물들이 달고 있다는 건가요?
(김용) 심증이 가는데가 있어요. 몇명 안되는데, 바람 잡는 거죠. 옛날에 디지털소통위원회 한 사람만 해도 (그 아래)몇몇이 있으니까. 내가 이야기했나? 경기도청 나오면 댓글 베스트가 우호적인 글들이야. 어떤 댓글을 달았는지 내가 보거든? 사회적으로 대단히 건강한 사회로, 전반적인 부분에 그럼 사람들이 댓글을 달아요. '좋아요'도 많이 받고 점점 그렇게, 집단지성의 힘이 경기도청을 통해서 발현되는데, X파리는...그게 그쪽 애들이 근거로 삼는 가짜 뉴스들이잖아. 소설이 반이더라고.

지난 2019년 10월1일 경기도청 방송국 GTV가 게재한 '대변인 인터뷰 - 김용 대변인을 만나다'의 화면 일부 캡처. 2022.10.21(사진=경기도청 방송국 GTV 캡처)
지난 2019년 10월1일 경기도청 방송국 GTV가 게재한 '대변인 인터뷰 - 김용 대변인을 만나다'의 화면 일부 캡처. 2022.10.21(사진=경기도청 방송국 GTV 캡처)

당시 경기도 대변인이었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위에서 밝힌 바에 따라 비판적인 의견을 내보인 온라인 유권자들에 대해 'X파리'라는 용어로 지칭하면서 "스팸처리한다"라고 밝힌다. 비판적인 의견을 밝힌 온라인 유권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가짜뉴스', '소설'이라면서 경기도청에 달려 있는 각종 베스트 댓글 등에 대해서는 "대단히 건강한 사회가 되고 있다"라고 자평한다.

이같은 발언은 모두 2019년 6월24일 경기도청 사무실에서 진행된 언론인들과의 차담회에서 나온 것인데, 당시 그는 '도민 소통'이라는 의미가 담긴 '대변인직'을 수행 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유권자들을 향한 날선 비유가 담긴 용어를 사용했던 것으로 읽힌다.

위 내용이 들어간 발언이 있은지 약 100일 후인 지난 2019년 10월1일, 경기도청방송국 GTV를 통해 김용 당시 경기도 대변인에 대한 '대변인 인터뷰' 영상이 공개된다. 여기서 김용 당시 대변인은 "경기도는 다른 어떤 광역보다도 매체도 많고 기자 분들도 많은데, 그분들하고도 나름대로 직접적으로 대면하면서 문을 열어놓고 속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됐었고, 과거보다는 경기도정이 더 많이 변화하지 않았나, 그런 자평을 한다"라고 언급한다.

불과 100일 전에만 하더라도 위 발언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를 했던 것과는 또다른 속내가 나오고 있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용 당시 경기도 대변인은 또한 해당 인터뷰에서 "지금 '태극기부대'라고 하는 정말 극렬 보수 진영 집회에 몇 가지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들을 갖고서 경기도지사 경선 때도 계속 가족사 이야기를 첨예하게, 정치세력으로 나눴던 사람들이 대부분 공격 타깃으로 이재명 시장을 정해서 그 뿌리들이 지금까지 오는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한다. 비판적 성향의 유권자들에 대해 100일전에는 'X파리'로 언급했던 것에 이어 인터뷰라고 하는 공개석에서는 '극렬 보수 진영에서 첨예하게 정치세력으로 나눴던 사람들'이라는 발언으로 대체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지난 19일 검찰에 의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또다른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음이다. 같은날,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측은 김 부원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소문으로만 떠돌던 검찰 조작 의혹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라며 "이는 없는 죄를 만들어 내고 있는 유검무죄 무검유죄로, 나라를 독재시절로 회귀시키고 있는 검찰의 행태를 강력 규탄한다"라고 혐의를 부인하기에 이른다.

그 다음날인 지난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 직후 만난 기자들에게 "김용 부원장은 오랫동안 믿고 함께했던 사람으로, 저는 여전히 그의 결백함을 믿는다"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1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따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지난 2019년 12월15일 출판기념회를 연 김용 대변인. 그 옆에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022.10.21(사진=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블로그, 편집=펜앤드마이크)
지난 2019년 12월15일 출판기념회를 연 김용 대변인. 그 옆에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022.10.21(사진=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블로그, 편집=펜앤드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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