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이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를 방문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자율주행차 제로셔틀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11.15. 뒤에는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와 김용 대변인, 안부수 아태협회장도 보인다.(사진=연합뉴스)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이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를 방문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자율주행차 제로셔틀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11.15. 뒤에는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와 김용 대변인, 안부수 아태협회장도 보인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당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지난 2019년 5월, 대북지원 사업의 우회적 경로 업체로 채택된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안부수)'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터져나와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아태협 회장 안씨가 일본 출장 과정에서 KBS 소속 고위급 인사에게 금전적 지원을 받은 후 북한과 연루됐다는 의혹의 APPI 코인(coin)을 지급받았다는 보도가 지난 6일 종편방송사에서 나온 것.

이같은 의혹이 사실일 경우, 대한민국의 국체와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한반도 이북지역을 불법점령중인 반(反)국가단체와 연루된 정체불명의 암호화폐를 공영방송 직원이 구매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자칫하다간 국가보안법 위반 가능성으로도 비화될 수 있는 대목이다.

사건은 다음과 같다. 지난 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아태평화교류협회의 코인 투자 내역서가 폭로됐는데 2019년 KBS 소속 주요 인사가 1천만원을 지급한 이후라는 것. 이 인사는 KBS 남북교류협력단 팀장이라는 직함을 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 관련 코인인 APPI 코인을 20만개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고 KBS 노동조합은 지적했다.

KBS 노동조합은 "반론형식으로 등장한 안 씨 인터뷰에 따르면 일본 출장 때 금전적 도움을 받은 것이라고 했는데, 그 발언 진위도 알수 없다"라며 "공영방송 국장급 기자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생활비 부족을 이유로 생돈 1천만원을 누가 넙죽넙죽 빌려주겠는가"라고 꼬집었다.

KBS 노조는 "그런데, 그와 같은 시기 KBS가 아태협의 북한 측 장관급 인사 이종혁이라는 인물의 인터뷰를 2019년 7월25일 KBS뉴스9에서 단독 방송했다"라며 "방송 시점이 아주 묘한데, 그 이유는 당시 한국-북한-일본 사이 안보와 관련한 미묘한 상황이 전개되던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KBS 노조는 "일명 GSOMIA(한일정보보호협정) 파기가 구체화된던 시점인데, 그때 당시 일본에서는 한국에 수출한 반도체 제조 특수물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일본 정부가 파악했고 그결과 GSOMIA 협정파기라는 외교적 참사가 빚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던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KBS의 '[단독] 북측 고위인사그룹 다음 주 전격 방남…단장은 리종혁'이라는 보도 내용 이미 모습.(사진=KBS 캡처)
KBS의 '[단독] 북측 고위인사그룹 다음 주 전격 방남…단장은 리종혁'이라는 보도 내용 이미 모습.(사진=KBS 캡처)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표방송인 KBS가 주요 뉴스를 통해 북한의 장관급 이사를 단독 인터뷰했다면 이는 사안 내용에 따라 이적(利敵) 행위로도 비판받을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라는 게 KBS노조의 지적이다. 방송 내용상 일본 정부를 겨냥해 비판하는 내용이 버젓이 방송했다는 점에서, 이는 "북한 당국이 하고 싶은 주장을 KBS가 대신 확성기로 떠둘어준 것이라는 비판을 사기에 충분하지 않겠나"라고 KBS노조가 꼬집었다.

KBS 노조가 밝힌 2019년 7월25일 <KBS뉴스9>의 방송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중략) 먼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 [ 리종혁 / 조선아태평화위 부위원장 : "일본 정부가 지금 취하고 있는 수출규제조치는 단순한 경제보복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일본군이 지난 시기 감행한 이런 범죄행위들은 은폐하고 그것을 미화하려는 이런 속셈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라고 봅니다."]

▶ '남북은 내일(26일) 국제대회에 참가한 8개국 대표단과 함께 일제 강제 동원과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대한 규탄 결의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중략)'

KBS 노동조합은 "즉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규탄하고 남북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규탄한다는 내용"이라며 "본 뉴스만 들어보면 전후 맥락을 잘 파악하기 힘든 보도 내용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반도체 관련 물질이 더 이상 북한 측으로 입수되지 못하도록 한 일본 정부에 대한 북한 측의 일방적인 성토를 공영방송 KBS가 대변해줬다는 정황을 파악한다면 방송내용과 보도 시점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다음은 KBS 노동조합이 성명을 통해 정리한 주요 지적 사항이다.

[ 풀어야 할 코인 사건의 실마리 ]

▶ 진만용 국장 개인의 일탈 행위였나? KBS 조직적인 사건였나?

당시 KBS의 주요 간부진들의 라인업을 보면 의혹이 더 확산된다. 당시 보도본부장은 현 사장인 김의철 씨. 남북교류협력단장은 현 감사인 박찬욱 씨. <KBS뉴스9> 앵커는 현 부산방송총국장인 엄경철 씨. 모두 민노총·언론노조 등의 핵심 세력들로 평가받는다. 이들이 공모해서 북한 측의 일방적인 입장을 KBS를 통해 방송 홍보했다면 이는 이적행위에 버금간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 코인 투자로 북한 측에 송금했다면 국제법 위반이다.

진만용 국장은 자기 돈 천만 원으로 북한 코인 20만 개를 확보했을까 아니면 KBS 돈이 들어간 것일까? 이를 투자로 볼 수도 있겠으나 다른 측면으로 보면 북한 측에 천만 원을 송금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만일 그렇다면 이는 명백하게 북한에 대한 실효적인 지원을 금지한 UN 제재, 국제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그게 진만용 국장이어도 문제이고 KBS라면 더 심각한 문제가 된다. JTBC 방송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이런 식으로 북한 코인에 투자한 10억 원의 행방은 누구도 모른다는 것 아닌가? 그 돈이 진만용 국장 개인 돈였는지? KBS 예산이었는지를 밝혀야 한다.

▶ 평양축구대회 참석한 박찬욱 KBS 감사, 제대로 된 감사가 될 수 없다.

심각한 문제점은 또 있다. 이 사건은 KBS 내부의 감사로는 진실이 밝혀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사건을 내부 감사해야 할 KBS 감사실의 최고 담당자가 박찬욱 당시 남북교류협력단장이기 때문이다. 진실을 밝힐 입장도 아니고 오히려 박찬욱 감사 자신이 감사를 받거나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라는 지적이다. 특히 박찬욱 감사는 남북교류협력단장 시기 평양축구대회에도 참석한 사실이 있지 않은가? 그의 당시 출장 내역과 KBS 예산지급 사실도 이번 기회에 밝혀야 한다.

▶ 북한 코인 사건 진실 규명 투쟁에 나서면서

KBS노동조합은 KBS가 북한 측에 코인 투자 형태로 현금을 전달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사내 소문으로만 떠돌던 남북교류협력단의 특활비의 용처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팩트가 확인된다면 전임 사장 양승동 씨와 현 사장 김의철 씨, 당시 남북교류협력단장 박찬욱 현 감사, 그리고 진만용 국장은 사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엄경철 <KBS뉴스9> 앵커의 방송개입 사실까지 확인된다며 이 사건은 중대 범죄사건으로 비화할 수 있다.

▶ 우리는 본 사건을 수사기관에 즉각 고발 조치할 것이다.

▶ 국민의 혈세인 수신료를 북한 측에 코인 투자형식으로 지원 송금했다면 관련자들은 대한민국의 관련법과 국제법 따라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다.

2022년 10월 7일.
KBS 노동조합./

기자가 2019년 입수한 경기도 문건 '대북인도적 지원 사업 추진'. 2021.08.09 (사진=조주형 기자)
기자가 2019년 입수한 경기도 문건 '대북인도적 지원 사업 추진'. 2021.08.09 (사진=조주형 기자)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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