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6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6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7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의 '뜨거운 감자'는 '방탄소년단(BTS) 병역 특혜'논란이었다.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는 BTS의 병역 이행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국방위 국감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었단 평가다. BTS 병역 특혜에 대한 여·야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는 와중에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병역 면제 특혜를 주는 게 아니라 병역을 하는 특혜를 주자'고 주장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진 모양새다.

한 의원은 이기식 병무청장에 대한 질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다소 길게 했다. 먼저 "BTS 병역특혜가 뜨거운 주제인 것 같다. BTS 병역 이행 시기가 도래하면서 지금 논란이 많이 되고 있고, 부산시장은 이들을 예술요원으로 편입해 달라고 대통령실에 건의했다"며 "BTS 입영 연기 만료가 진이 올해 12월 말까지, 슈가가 23년 말까지다. 화면을 봐달라"고 운을 띄웠다.

한 의원이 튼 화면은 BTS 멤버 슈가가 쓴 랩의 한 구절이었다. 이 랩의 가사는 "군대는 때 되면 알아서들 갈 테니까 우리 이름 팔아먹으면서 숟가락을 얹으려고 한 XX들 다 닥치길"이다.

한 의원은 "본인들이 이렇게 병역에 대해서 너희들 논하지 마라, 우리는 국가의 의무를 다하겠다라고 본인들이 밝힌 거다"라며 "자꾸 말이 많으니까 노래를 만들어서 부른다. 그런데 왜 이걸 가지고 이렇게 이야길 많이 하냐. 본인들이 군대 가겠다는데"라며 BTS 병역 특혜 논란이 발생한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단 식으로 이야기를 했단 평가다.

이어 "그래서 이런 자체가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특정인에게 혜택을 주고, 가진 자에게 더 갖게 하는 이런 모순을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지켜야할 4대 의무 중 하나가 국방의 의무다. 특정인을 위해서 법을 고친다면 그야말로 '위인설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국방부장관도 지난 국감장에서 멤버들이 입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했다"라며 BTS가 입대하는 이유를 댔다. 먼저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데, 당사자들이 입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미 징집 연령을 늦춰줬다. 그런데 또 혜택을 주자는 거냐"고 주장했다. "그럼 군에 간 사람들은 뭐가 되냐"는 논리를 폈다.

둘째로 "(BTS가 군대를 가도) 부산세계박람회 홍보에 아무 문제 없다"고 주장했다. "일곱명의 멤버이기 때문에 한 명이 빠져서 군대에 가 있어도 문제 없다"며 "전원이 항상 똑같은 멤버가 뛸 필요성은 없다. 과거에도 그래왔다"는 이유를 댔다.

셋째로 "국위선양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주장했다. "대중문화예술인으로서 국위선양을 얼마나 기여했는지 어떻게 측정하냐"는 것. 한 의원은 "그러면 싸이(PSY)같은 경우도 국제적인 흥행과 국가를 선전했는데 군대를 두번 갔다왔다"며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빼주냐. 군대 갔다온 사람들은"이라며 BTS의 병역 특혜가 같은 연예인 사이에서도 공정성 및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음을 밝혔다.

넷째로 "BTS 입대가 주는 의미는 오히려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한국은 저렇게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안보를 지키기 위해 방탄도 군대를 가는구나', '저런 나라를 건드릴 수 있겠느냐'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며 "어떻게 병역혜택을 주는 것만이 국위 선양이라고만 이야기할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이 발언으로 많은 공격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감수하겠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징집대상이 되는 청년들이나 이미 갔다온 젊은 사람들에게 역차별되지 않도록 바라고 있다"고 했다. 

또한 "손흥민 선수와도 비교하는데, 그는 국가의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서 게임을 했다"라며 "그런 면에서 BTS에게 병역 특혜를 주기보다는 병역을 하는 특혜를 줌으로써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이 공정한 나라이고 누구에게나 형평성을 유지하는 나라다' 이렇게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 의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BTS 군입대를 주장했단 평가지만, 국힘 다른 의원들도 다소 조심스럽게 이를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의원은 "여론조사를 통해 보면 병역에 대한 특혜, 면제 이런 형태가 많은 비율로 나오긴 한다"면서도 "공정성이라든지 군인의 사기, 현역으로 복무하는 분들, 대기자의 경우에도 바람직한 것이냐에 대한 많은 반론이 있고, 찬성론도 충분히 일리가 있겠지만 반론 쪽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서 봐야 하는게 아니냐"는 신중론을 폈단 분석이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측은 대체복무를 비롯한 병역특례 혜택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설훈 의원은 "BTS가 해체된다면 국가적 손실"이라며 "국가 보물로 생각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고, 왜 꼭 군대를 보내서 그룹을 해산시키려 하느냐. 대체근무요원, 산업요원 등 여러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선, 그렇다면 직전 정부인 문재인 전 정부에서 조기에 BTS 병역 특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느냐는 반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BTS 병역 논란' 최종 결정 여부를 다음 정부인 윤석열 정부에 떠넘겨 놓고, 이제와서 BTS 병역 특례를 주장하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이날 BTS의 병역 이행을 강력히 주장한 한 의원은 육군사관학교(31기)를 졸업해 1975년부터 2010년까지 육군에 복무했으며, 제2보병사단장,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제5군단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육군교육사령관으로 예편했다.

한기호 의원이 발언 도중 화면 자료를 보여준 모습. BTS 멤버 '슈가'가 쓴 랩의 일부를 들어 BTS가 계속해서 자진 입대 의사를 밝혔는데 뭐가 문제냔 주장을 폈다.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한기호 의원이 발언 도중 화면 자료를 보여준 모습. BTS 멤버 '슈가'가 쓴 랩의 일부를 들어 BTS가 계속해서 자진 입대 의사를 밝혔는데 뭐가 문제냔 주장을 폈다.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