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티 대표 및 탈북자 단체 대표들, 중국에 억류 중인 탈북민 600명의 이름 낭독
“중국은 유엔 회원국이자, 인권이사국,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1982년 강제송환을 금지한 난민협약에 가입...반인류범죄 탈북민 강제북송, 즉시 중단하라”

수잔 숄티 자유북한연합 대표

“Let my people go(내 백성을 돌려보내라)!”

“강제북송되어 처형된 탈북자 14만 5400명! 현재 중국에 구류 중인 탈북민 2000여 명. 중국정부는 탈북민 강제북송 만행을 당장 중단하라“

30일 오후 서울 중구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정부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제19차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전 세계 15개국 50여 개 도시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동시 개최됐다. 수잔 숄티 자유북한연합 대표를 비롯해 탈북민 단체 대표들은 강제북송으로 희생된 탈북민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600명의 이름을 한명 한명 낭독했다.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앞으로 보내는 탈북민 강제북송 규탄 서한을 중국 대사관에 전달했다.

이날 행사는 뜨거운 가을 햇살 아래 2시간 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집회에 참가한 200여 명의 탈북민 단체 대표들과 탈북민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강제북송되어 처형된 탈북자 14만 5400명! 경악한다!“ ”중국은 강제북송된 탈북자들의 강제낙태 고문처형 책임지라!“ ”더이상 강제북송 안 된다!“ ”탈북자들은 경제적 월경자가 아니다. 자유를 찾는 존엄을 가진 사람이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자신이 겪은 강제북송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호소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우리는 지금 북한 김정은과 야합한 거대한 중국을 상대로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외치고 있지만 우리는 외롭지 않다“며 ”호주, 영국, 벨기에,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 전 세계 15개국 51개 도시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세계의 양심이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규탄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중국정부는 고문과 악행 처형이 기다리는 북한으로 탈북민들을 강제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강제북송 피해자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며, 중국정부에 의해 북송되고 북한에 끌려가 박해받는 우리의 형제 자매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저들에게 희망이 되고 믿음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숄티 대표가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전달할 서한을 보이고 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우리는 현재 중국에 억류 중인 어린이와 부녀자, 남성 등 약 600여 명의 북한 난민들의 이름이 적힌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모두 대한민국으로 오기를 원한다”고 했다.

숄티 대표는 “탈북민이 남한으로 올 수 있는 방법은 남한에 친척이 있거나 북한 고위층이기 때문에 탈북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이 있는 경우”라며 “그러나 어떤 경우든지 간에 북한으로 강제송환되면 고통을 받고 심지어 처형을 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낭독할 강제북송 희생자들의 목록은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북송됐거나, 중국에서 갑자기 행방불명됐거나, 또는 중국에 아직도 구금 중인 탈북민들 가운데 일부의 이름”이라며 ”우리가 그들의 이름을 불러 줄 때 중국에 억류 중인 탈북민들이 살 소망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가와사키 에이코 씨는 ”탈북 후 일본에 올 때까지 1년 반 동안 중국의 동북 3성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며 ”당시 중국에서 탈북자들이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를 제 눈으로 직접 보았다. 남성들은 탈북자라는 이유로 중국인의 1/3도 안되는 노임을 받고 혹사당하고 있었고, 여성들은 인신매매로 팔려다녔다“고 했다. 재일교포인 가와사키 씨는 북한이 세금이 없고, 무상의료, 무상주택, 무상교육이 제공되는 ‘지상낙원’이라는 조총련의 선전에 17세에 북송선에 올랐다가 1994년 북한에서 대량아사 참상을 겪은 후 43년 만에 탈북에 성공했다. 그는 ”중국에 있는 탈북민들이 삶의 용기를 잃지 않고 끝까지 살아서 한국으로 오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은 ”중국은 4대 문명 발상지 중 하나라고 자랑하지만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반문화적인 국가이며 비인도적인 국가이자 반법률적인 국가“라고 했다. 박 이사장은 ”중국정부는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우리 국민들을 붙잡아 강제북송을 시킨다“며 ”현재 중국 내 구류소에는 약 3000명의 탈북자들이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약 10~15만 명의 탈북민들이 중국 공안에 붙잡히지 않기 위해 숨어있다“고 했다. 그는 ”다음 달이면 탈북민 주현건 씨가 중국 진성 형무소에서 탈옥한 뒤 붙잡혀 강제북송된 지 1년이 된다. 수십억의 중국인들 중 탈북민 강제북송을 정의롭게 외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가장 부정의한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며 중국정부를 향해 ”Let my people go(내 백성을 돌려보내라)“라고 외쳤다.

김태훈 한변 명예회장은 ”중국은 유엔 회원국이자, 인권이사국이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1982년 강제송환을 금지한 난민협약에 가입했다“며 ”그러나 중국은 고난의행군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십만에서 약 백만 이상의 탈북자들을 강제북송했으며, 이들이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거나 즉격처형, 강제처형, 비밀처형 당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김 명예회장은 ”작년 토마스 퀸타나 전 UN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코로나19로 북중국경이 봉쇄되 중국에 1500명의 탈북민들이 억류돼 있다고 밝혔으며, 엘리자베스 살몬 현 UN북한인권보고관은 2000명이라고 밝혔다. 그 사이에 500명이나 늘어난 것“이라며 ”발이 있어도 가지 못하게 하는 중국정부에 호소한다. 탈북민들을 사지로 돌려보내는 것은 반인도범죄다. 인류의 양심이 외치는 호소에 귀기울여 달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전문] 시진핑 중국주석에게 보내는 탈북자 강제북송 규탄 서한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시진핑 국가 주석께

안녕하십니까.

오늘 우리는, 제19회 ‘북한 자유 주간’을 계기로 이 편지를 보냅니다.

지금 이 시각(2022년 9월 30일/ 한국시간) 한국과 세계 15개국 50여 개 도시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민 강제 북송 저지’를 위한 북한 인권 운동가들의 집회와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습니다.

1982년 9월 24일, 중국 정부가 유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했음에도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 북송을 지속해서 자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협약의 가입국은 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의견 등 어떤 이유나 방법으로도 난민을, 그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곳으로 추방하거나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강제 송환 금지원칙을 준수할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탈북민을 구금, 고문, 처형 등이 얘기(豫期)된 북한으로 송환하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잔인한 행위입니다.

특히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가 북한 정권이 현대사회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참혹한 인권 유린행위를 자행했다고 지적하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같은 북한 정권에 탈북민들을 강제로 송환하는 것은,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범죄를 방조(幇助하는 국제법 위반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탈북민 강제 북송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현재 중국 공안에 체포된 채,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북송 날 만을 기다리는 탈북민들이 2천여 명에 달한다는 놀라운 기사마저 접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1996년 북한 당국이 말하는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현재까지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 북송된 탈북민 수가 수만 명에 달한다는 탈북민들의 증언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행위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탈북민들을 고문과 처형이 기다리는 북한이 아니라 저들이 원하고 바라는 자유의 땅, 대한민국으로 보내는 것이 유엔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 가입국인 중국 정부가 해야 할 일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귀국의 공안부에 불법 구속된 탈북자들에 대한 강제 북송을 반대하며, 국제법 앞에 부끄럽지 않은 귀국의 행위를 촉구합니다.

북한 자유 주간에 즈음한 탈북민 강제 북송 반대 집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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