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전 광복회장. [사진=연합뉴스]
김원웅 전 광복회장. [사진=연합뉴스]

국회 경내에서 운영하던 카페 수익을 국가유공자 자녀 장학금 수여 명목으로 개인용도로 사용한 의혹 등으로 지난 2월 직위에서 물러났던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국가보훈처(이하 보훈처)의 추가 고발을 당하게 됐다.

보훈처가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29일까지 광복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감사 결과 여러 비리가 적발된 것.

박민식 보훈처장의 19일 광복회 감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출판사업 인쇄비 5억원 과다 견적, 카페 공사비 9천8백만원 과다계산, 대가성 기부금 1억원 수수, 기부금 1억 3천만원을 목적 외 사용, 법인카드 2천2백만원 유용등 여러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사건의 총 액수를 합하면 8억원 이상이다. 이는 지난2월 감사에서 드러난 국회 카페 수익 개인 사용 건과는 별도의 사안이다.

감사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광복회는 2020년 6월 만화 출판사업 추진을 위해 성남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출판사업'을 추진했다. 그런데 인쇄업체 선정 과정에서 광복회가 성남시 산하 성남문화재단 전 웹툰기획단장이 추천한 인쇄업체H사와 2020년 7월 수의계약을 맺었는데, 2020년 8월경 기존 광복회 납품업체와 비교견적을 해 H사의 계약금액이 시장가 대비 90% 이상 부풀려진 사실을 광복회 측 담당자가 발견했다.

하지만 최종 결재권자인 김 전 회장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계약을 진행했다. 그 결과 보훈처는 총사업비 10억6천만원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광복회가 5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광복회는 또 2020년 8월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에 '수목원 카페' 수익사업을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인테리어 업체에 1억1천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공사견적서나 검수보고서를 제시하지 못한 상황.

보훈처는 동종 업계에 문의해본 결과 카페와 건물의 도장 및 개수·보수 흔적을 찾기가 어려울 뿐더러, 적정 공사비용은 1천2백만원이란 답변을 얻었다고 전했다.

김 전회장은 운영비 확충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도 위법 사항을 저질렀단 의혹도 받는다. 그의 지시를 받은 전 사업관리팀장이 자본금 5천만원의 영세업체와 만나 광복회를 홍보하고 사업을 소개했다. 그 후 이 업체는 2020년 11월 광복회 계좌로 1억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팀장의 설명과는 달리 사업 계약을 맺지 못했고 광복회에 처음 설명과 다르다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훈처는 자본금의 두 배에 달하는 1억원의 기부금이 대가성이 있는 위법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또한 모 금융사가 목적을 특정해 기부한 8억원 중 1억3천만원을 기부 목적과 다른 운영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기부금품법을 위반했단 혐의도 받고 있다.

그 외 법인카드 유용 문제도 있다. 보훈처의 조사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법인카드로 총 1천795건, 금액으로는 7천9백여만원을 사용했는데 이 중 4백10건, 금액으로는 2천2백만원 가량을 업무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했단 의혹을 받게 됐다. 법인카드 사용 세부내역은 김 전 회장이 운영하는 약초학교 직원, 인부 식대, 개인용 반찬, 자택 인근 김밥집·편의점·빵집에서 구입, 약값·병원비, 목욕비, 가발미용비 등이다.

게다가 김 전 회장은 불공정 채용 의혹도 받고 있다. 그의 재임 시기에 채용된 15명 가운데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7명이 공고나 면접 등 어떤 절차도 없이 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 부분은 형사상 위법성을 단정짓기 어려워 일단 고발 대상에선 제외된 상태.

보훈처는 "개별 사안이 엄중하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형법상 비위 혐의자 5명을 고발하고 감사 자료를 이첩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광복회장이 되기 전에도 여러 논란이 될 만한 언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정치활동을 사실상 접고 난 후부터 극단적인 종북·반미 발언을 일삼았다. 지난 2018년 12월 8일 김정은 맞이 세미나에서 "일본에 충성을 다 하겠다고 혈서를 쓴, 독립군 토벌에 앞장 선 집안에서 큰 박근혜보다 일제강점기에 항일 무장 투쟁한 독립운동가의 가문에서 자란 김정은이 더 낫다"며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것은 히틀러 후손이 독일에서 대통령이 된 것과 진배없다"는 발언을 스스럼없이 하기도 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거짓말이다, 미일동맹에 남한을 종속시킨 것이 한미동맹의 핵심"이라며 "친일의, 친일에 의한, 친일을 위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이게 나라냐, 이런 나라를 지킨다고 국가보안법을 만들었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광복회장 재임시에도 그릇된 정치편향성에서 비롯된 발언을 하기도 했단 평가다. 지난 2020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승만이 친일파와 결탁해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는 논조가 담긴 기념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12월 8일 위인맞이환영단이 '왜 위인인가?' 란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 전 회장은 이곳에서 망언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조선일보]
지난 2018년 12월 8일 위인맞이환영단이 '왜 위인인가?' 란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 전 회장은 이곳에서 망언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조선일보]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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