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새벽 징계를 받은 이후 지방을 잠행하던 이준석 대표가 법적 대응을 전격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8일 새벽 징계를 받은 이후 지방을 잠행하던 이준석 대표가 법적 대응을 전격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과 관련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고 기자회견을 열겠다고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8일 새벽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후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지자들을 만나왔다. 잠행을 하던 이 대표가 약 한달간의 비공개 활동을 끝내겠다고 밝힌 것.

이 대표의 결정은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소식을 접한 후 급작스럽게 내려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 대표는 4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수도권으로 와서 양주와 의정부의 당원들과 함께 한다"며 "이제 한동안 수도권을 돌면서 당원들과 모임을 가지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던 그의 태도가 하루만에 바뀐 것이다. 비대위 체제로 바뀌게 되면 이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자동으로 해임되어 복귀가 불가능해질 수 있단 전망 속에서 법적 다툼을 포함해 적극 대응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의 심경을 밝혔다. "요즘 들어 명예로운 결말 이야기하는 분들에게 저는 항상 후회없는 결말을 이야기한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그리고 그 후회없는 결말이 결과적으로 명예롭기도 하고 당과 국가에 건전한 경종을 울리는 결말이었으면 하는 기대도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권 초기에 잘못된 것들을 되돌려놔야한단 말을 하기도 했다. "5년이나 남았기에 개인 이준석이 피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5년이나 남았기에 조기에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비대위 체제를 주도하는 당내 인사들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2015년에 비겁했던 그들은 2022년에도 비겁했다"며 "그 비겁함이 다시 한번 당의 위기를 초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처음엔 2016년이라고 적었다가 2015년으로 수정했다. '2015년'은 그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국회법 개정안 위헌논란 및 거부권 파동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의결에 따라 사퇴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오후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페이스북]
5일 오후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페이스북]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을 하는 이유로는 '당원 민주주의에 위배', '절차 민주주의 위배'가 거론된다. 국힘 당헌당규상 대표의 '궐위(사망·사퇴 등의 이유로 직 수행이 불가능한 경우)'여야 비대위 전환이 가능한데, 현재 이 대표는 '사고' 상태다. 그런데 전국위원회가 '궐위'로 판단했단 것이다. 또한 '사퇴' 선언을 한 최고위 위원들이 사퇴서 접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위 의결을 위해 회의에 참석했으므로 '절차 민주주의'에 위배된단 것이다.

이 대표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되면 인용 여부와 별개로 비대위 체제 전환을 통한 당 수습은 당분간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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