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저 자들은 당권에 눈먼 나즈굴과 골룸"
이준석, "저 자들은 당권에 눈먼 나즈굴과 골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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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로 떠나는 이준석 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울릉도로 떠나는 이준석 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1일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여당의 내부 분위기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쪽으로 쏠리는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장외에서 지방 순행을 벌이고 있는 이준석 국힘 당대표가 당내 인사들을 저격하는 모양새다. 당내 권력 다툼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

이 대표는 31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지난 27일에 여권의 세태를 '양두구육'이라 묘사했던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제는 대놓고 '구두구육(개고기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팜)'을 하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자신의 글에서 이 대표는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며 국힘의 현 상황을 사실상 비꼬는 듯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어 "저 자들의 우선 순위는 물가안정도 아니고, 제도개혁도 아니고, 정치혁신도 아니다"며 "그저 각각의 이유로 당권의 탐욕에 제정신을 못차리는 나즈굴과 골룸 아닌가"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는 "국민들이 다 보고 있는데, my precious나 계속 외치고 다녀라"라며 글을 마쳤다.

이 대표의 말은 타의로 당대표직을 쫓겨나긴 했지만 지방을 돌며 지지자들과 일반 시민을 만나며 국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신과,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당의 중앙 권력 쟁취에만 탐닉하는 여권 인사들을 대비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단 분석이다.

'구두구육' 외에도 '나즈굴'과 '골룸'이 눈에 띤단 평가도 나온다. '나즈굴'과 '골룸'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연달아 개봉되었던 실사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인물들로 유명하다. 원작은 1950년대 영국의 영문학자이자 소설가 J.R.R. 톨킨 경이 저술한 동명의 판타지 소설이다. 

'반지의 제왕'의 '골룸'은 전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이 담긴 '절대반지'의 유혹에 빠져 자유 의지를 상실한 대표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이 대표는 국힘의 현 상황이 당권 소유욕에 빠진 인사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고 보고, 이들을 '골룸'에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더중앙]
'반지의 제왕'의 '골룸'은 전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이 담긴 '절대반지'의 유혹에 빠져 자유 의지를 상실한 대표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이 대표는 국힘의 현 상황이 당권 소유욕에 빠진 인사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고 보고, 이들을 '골룸'에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더중앙]

'나즈굴'과 '골룸'의 공통점은 탐욕에 빠졌단 것이다. '반지의 제왕'이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이 반지에 담겨 있단 설정이 있는데, '나즈굴'은 원래 인간 아홉 왕국의 왕들이었지만 악의 군주가 만든 '왕의 반지'에 매료돼 악의 편으로 넘어갔고, '골룸'은 전 세계를 손아귀에 넣을 만한 절대적 힘이 담긴 '절대 반지'를 우연히 줍게 되어 그를 'my precious(내 보물이여)'라 외치며 소중히 여긴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연쇄 사퇴를 통한 비대위 체제 전환을 주도하고 있을 거라 짐작되는 여권 인사들을 '나즈굴'과 '골룸'에 비유해 당권에만 욕심이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누가 '나즈굴'이고 '골룸'인지 구체적으로 지칭하진 않았다.

'반지의 제왕'에서 탐욕에 빠진 또 다른 존재들로 '나즈굴'이 등장한다. '나즈굴'은 원래 인간 아홉 왕국의 왕들이었지만, '왕의 반지'에 굴복해 사악한 존재들이 되었다. 형체도 사라져 이들은 항상 두건과 망토를 쓰고 다니며 악의 군주의 명령에 복종한단 설정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탐욕에 빠진 또 다른 존재들로 '나즈굴'이 등장한다. '나즈굴'은 원래 인간 아홉 왕국의 왕들이었지만, '왕의 반지'에 굴복해 사악한 존재들이 되었다. 형체도 사라져 이들은 항상 두건과 망토를 쓰고 다니며 악의 군주의 명령에 복종한단 설정이다.

이 대표의 글엔 지지자들과 비판자들이 서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며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지지자들은 '국힘의 현 상황을 정확히 집어냈다', '신박(새롭고 놀랍다는 뜻의 신조어)하다'라며 글을 옹호하는 반면 비판자들은 'SNS에 본인 의견 좀 그만 올려라', '성상납받은 대표가 무슨 낯짝으로 이런 글을 올리냐'며 이 대표를 비난하고 있다.

현재 이 대표는 대구에 머무르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엔 대구 칠성시장의 '단골식당'에서 식사했단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는데 게시물에 첨부된 여러 사진 중 특정 여권 인사를 저격하는 듯한 단어가 포함된 메뉴가 있어 관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구에 며칠간 머무르며 지지자들을 만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대표가 31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페이스북]
이 대표가 31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페이스북]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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