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PVID 다시 거론.영구적인 비핵화 전제로 '포괄적 보상' 시사
"북한이 미국의 우방인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 돼 있어"
비핵화 관련해서는 "강력한 검증 프로그램 요구돼...전 세계 파트너들과 착수할 것"
강경화 "북미회담서 구체적 비핵화 조치 원해…주한미군 감축 논의 없어"
미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비핵화’가 한미 양국의 공통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거론하고 강 장관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표현을 사용하며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는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로 약속했다"며 'PVID'를 비핵화 목표로 제시했다. '영구적인'이라는 단어를 활용함으로써 보다 강도를 높인 표현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한의 영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전제로 제재 완화, 체제 보장 등 포괄적인 보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이 빠르게 비핵화를 하는 과감한 조치를 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우리의 우방인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평화와 번영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대한의 압박'으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뒤 ‘당근’도 제시하며 북한의 충실한 비핵화 이행을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회견에서 ‘번영’이라는 단어를 두 차례 사용한 것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경제적 보상도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이같은 경제적 보상을 토대로 실질적인 북한의 변화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미북간 사전 협상에서 "우리(폼페이오와 김정은)는 훌륭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했다"면서 "그날 대화는 깊이 있고 복잡한 문제와 김 위원장의 앞에 놓인 전략적 결정 등을 포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미국에는 종종 역사상 적대국이었지만 현재 긴밀한 파트너가 된 국가들이 있다. 북한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강력한 검증 프로그램이 요구된다"며 "전 세계 파트너들과 착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의 목표는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뿐 아니라 세계를 위협할 능력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같은 회견에서 강 장관은 "우리는 우리의 목표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우리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향한 심화한 조치, 더욱 구체적인 조치를 보고 싶다"면서 "따라서 현재 우리는 제재 완화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미군의 한국 주둔이 한미동맹의 최우선 사안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한미동맹이 얼마나 공고하고 (주한 미군과 같은) 동맹 이슈는 동맹 사이에서 다뤄질 일이지, 북한과 다룰 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도 이런 입장을 확인했다. (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