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사진은 탈북어민이 몸부림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 2022.7.12(사진=통일부, 일부편집=조주형 기자)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사진은 탈북어민이 몸부림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 2022.7.12(사진=통일부, 일부편집=조주형 기자)

문재인 정부 집권기인 2019년 11월 당시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된 탈북 어민 사태를 두고서 유엔군사령부(유엔사령부, UNC)가 도마위에 올랐다.

바로 강제 북송 여부에 대해 사전 인지 못한 유엔사령부가 비무장지대인 판문점을 출입하도록 승인했느냐는 문제다. 이를 두고서 문재인 정부가 유엔사령부를 패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단초로 비춰지는 모양새다.

국방부는 2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북한 어민 2명에 대해 송환 지원 요청을 받았고 유엔사 협의 후 '민간인이라 지원이 불가하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라고 밝힌다. 이어 "통일부가 유엔사에 북송을 위한 판문점 출입을 신청했고 유엔사가 승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통일부 입장을 들어보면 판문점 출입 승인 건 외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엔사가 북송만 승인했지, '강제북송'을 알고서 승인한 건 아니다"라며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는 굉장히 당혹스러웠던 모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 있었던 일반적인 승인이 아니라 의사에 반해서 끌려가는, 좀 이상한 내용이니까 포승줄하고 안대 부분에 대해 강력 항의해서 나중에 바로 풀렸던 걸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즉, 이를 국방부와 통일부 이야기에 따르면 당시 송환처리된 북한 어민들에 대해 유엔사령부가 '강제 송환'이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전협정 제59항에 따르면, '(ㄱ)본 휴전협정이 효력을 발생하는 당시에 국제연합군사령관의 군사 통제지역에 있는 자로서 1950년 6월 24일에 본 휴전협정에 확정된 군사분계선 이북에 거주한 모든 민간인에 대하여서는 그들이 귀향하기를 원한다면 국제연합군사령관은 그들이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에 들어가는 것을 허용하며 협조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귀향하기를 원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에 대해, '국제연합군사령관(유엔사령관)'이 허용해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문제는 2019년 11월 송환 당시의 강제성을 유엔사령관이 몰랐을수도 있다는 풀이가 위 권영세 통일부장관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북한 어민 강제 송환 사건은 2019년 11월2일 발생했고, 5일 정부가 북송을 결정했으며 6일 북한으로부터 인계 여부 답변을 받은 후 7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군으로 인계처리됐다. 송환 결정부터 인계 시점까지 불과 48시간 가량 걸렸는데, 유엔사령부의 판문점 출입 신청 후 실제 출입시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72시간이다. 당시 2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엔사령부는 통상적인 송환 처리 과정으로 봤을 수도 있는 셈이다.

하지만 권영세 장관의 발언을 통해 유엔사령부가 북한 어민의 강제 송환 여부까지 알았다고는 보기 힘들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세 장관에 따르면 "통일부 직원들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부분(포승줄 결박)에 대해 (유엔사령부가)통일부에 굉장히 강력하게 항의를 해서 통일부와 유엔사가 불편한 때(시기)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유엔사령부가 정전협정에 의거해 북한 주민들이 귀향 희망 의사를 밝힐 때 송환을 위한 판문점 개방을 해왔으나 2019년 탈북 어민 송환에 대해서는 그 강제성에 대해 몰랐을 가능성이 나타난다. 자칫하다간 정전협정 위반의 소지가 나타나는 대목이다.

한편, 그동안 유엔사령부는 주민 등 민간인의 북한 송환 시 적십자 명의로 받아 판문점 출입 절차를 진행해왔다. 유엔사령부의 비무장지대 민간인 출입 절차 근거 규정에 관한 이야기는 위 관련기사 항목을 참고하면 된다./

지난 12일 통일부(장관 권영세)가 북한 어민 강제 북송 간 판문점 송환 사진 일체를 공개했다. 통일부는 통상 북한주민 송환시 기록 차원으로 사진을 촬영해 왔다는데, 이와 관련해 국회 요구자료로 '2019년 11월 발생한 북한어민 강제북송 당시 판문점을 통한 송환 사진을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2022.07.12 (사진=통일부 제공, 편집=조주형 기자)
지난 12일 통일부(장관 권영세)가 북한 어민 강제 북송 간 판문점 송환 사진 일체를 공개했다. 통일부는 통상 북한주민 송환시 기록 차원으로 사진을 촬영해 왔다는데, 이와 관련해 국회 요구자료로 '2019년 11월 발생한 북한어민 강제북송 당시 판문점을 통한 송환 사진을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2022.07.12 (사진=통일부 제공, 편집=조주형 기자)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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