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리 "제3국 정상 참석 가능성도 있다"...시진핑-문재인도 가세?
트럼프, 트위터로 발표..."매우 기다려지는 김정은과의 회담. 세계평화를 위할 것"
北억류 인질 3명과 폼페이오 귀환한지 수시간여만에 발표
폼페이오 "미국이 어떤 의제를 다루고 싶어하는지 충분히 논의했다"
유력 후보지 판문점은 美강경파가 반대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다. 미국 현직 대통령과 북한 정권 1인자의 역사상 첫 회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매우 기다려지는 김정은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 둘은 회담을 세계 평화를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억류되었던 미국인 인질 3명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귀환한지 7시간여만에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전 3시(현지시간) 앤드류스 공군 기지에 직접 나가 이들을 맞이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목적에 대해 "영구적이고, 비가역적이고 검증가능한 핵프로그램의 '해체'(dismantling)" 라고 밝혀왔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이 수십년간 개발해온 핵프로그램을 쉽게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귀국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회담 장소와 시간은 정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회담에서 어떤 의제를 다루려고 하는지, 또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양측 실무진들이 어떤 준비를 할지에 대해 충분히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김정은 회담 장소로 싱가포르가 낙점된 건 북한과 거리가 가깝고 외교 관계도 체결된 중립적 지역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에서 싱가포르는 거리가 5000㎞가량이다. 북한이 보유한 참매-1호로 논스톱으로 갈 수 있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나 북한의 구소련시대 비행기의 보수 정비를 모두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북한은 1965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분리 독립한 직후부터 외교 관계를 맺었다. 우리 정부보다 2년 앞선 1968년 주(駐)싱가포르 통상대표부를 설치했다. 싱가포르는 또한 북한의 주요 교역국이다. 2015년 싱가포르의 대북 교역량은 3930만달러(약 420억원)로, 북한의 6번째 교역국이었다. 북한은 일찌감치 무역·선박회사를 싱가포르에 진출시켜 외화벌이에 나섰다. 이 업체들이 대북 제재를 우회하거나 원유 수입 창구로도 활용됐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한반도와 중국은 중립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배제했고, 유럽은 김정은이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봤다. 다른 유력 후보지였던 몽골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판문점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비핵화 협상)이 잘 풀리면 제3국이 아닌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유력 후보지로 급부상했으나, 이미 문재인-김정은 회담이 개최 돼 신선도가 떨어지고, 정부 내 강경파 인사들이 회담 장소가 실제 회담 내용과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김정은 회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워싱턴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NHK, 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빅토리아 코츠(Victoria Coates)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제협상담당 선임부장은 1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 현지에 제3국 정상이 참석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코츠 부장은 구체적인 답변은 피하면서도, 시 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 건너갈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코츠 부장은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3자 혹은 4자 회담으로 바뀔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