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이 30일 이준석 대표의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났다. 박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다. 당대표와 대통령 간 가교 역할을 한 박 실장에겐 양측 간 결합의 상징적 의미가 있었는지라 이번 사퇴를 두고 각종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실장은 이날 언론에 "오늘 저는 일신상의 이유로 당 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했다"며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기용된 지 약 3개월여만이다. 

앞서 박 실장은 연합뉴스에 "더이상 (이 대표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는 것 같다. 도움도 안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대선 승리 직후 이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당초 비서실장직 제안을 몇 차례 고사했으나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이 대표와 있는 자리에서 직접 전화해 비서실장직 수락을 요청하자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실장은 지방선거 직후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도 동행했었다.

박 실장은 윤 대통령이 2014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로 대구고검에 좌천됐을 당시 울산중구청장으로 윤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중앙선거대책본부 조직본부장으로 선거 승리에 역할을 했다.

박 실장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가교'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손절'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내달 7일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윤심'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미 당내에서는 윤리위 심사를 앞두고 이 대표와 친윤그룹(장제원 안철수 등) 간 갈등이 격화된 상태다. 양측의 대등한 세력 갈등은 아니다. 이 대표는 세가 없기 때문이다. 친윤그룹이 6.1 지방선거 이후 이 대표를 앞뒤에서 공격하면 이 대표가 이에 반응하는 식이다.

박 실장은 사퇴 결심 배경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밝혔다. 당내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 측과 이 대표 간 갈등이 커지고 있어 가운데서 더는 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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