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중국이 동의하지만 자주 이행하지 않는 국제질서, 법치, 인권 등에서 기여할 수 있어”

(마드리드=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마드리드=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주도의 안보공동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전략개념을 채택할 예정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 대통령의 첫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한국이 국제사회의 핵심 국가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첼 리스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2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나토가 이번 스페인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전략개념을 채택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한국은 나토가 지지하는 국제질서와 법치, 인권 등 중국이 동의하지만 자주 이행하지 않는 부분에서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리스 전 실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국의 역할은 점차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럽 안보를 위한 군사협의체인 나토가 처음으로 중국의 여러 도전들에 대한 견제 방침을 밝힌 것은 “중국이 사이버 전쟁과 지적 재산권 침해, 남중국해에서의 해양법 위반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며 이러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해 중국이 나토의 주요 의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29일 열리는 정상회담에 하루 앞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전 정상회담에서 새롭게 채택할 전략개념에 “중국이 우리의 안보와 이익, 가치에 가하는 도전이 처음으로 언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승인할 새로운 전략개념에는 향후 10년 간의 전략적 방향과 우선순위가 담긴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VOA에 “한국정부는 이번에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나토 전략 개념에 협력함에 따라 국제적 플레이어로서의 위상을 입증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한국이 대중외교와 관련한 과제를 안게 됐지만 국제 자유 질서 유지를 위한 가치에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한국은 중국의 이웃 국가이자 최대 무역국가로 중국과 평화롭게 공존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미묘한 문제지만 미국은 한국의 핵심 동맹이며 지난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벌어진 북한의 위협을 고려하면 그 책임은 더 커졌다”고 했다.

이어 “나토 정상회의 초청에 호응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정은 이미 역내 플레이어가 아닌 국제적 플레이어로 위상을 확립하려 한 것”이라며 “중국을 국제사회의 공동 견제대상으로 본다면 경제안보, 공급망, 기술 발전 측면에서 한미동맹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중국 견제 목적이 선명한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 윤 대통령이 참석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정부는 나토의 가치 공유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한국이 그 가치와 원칙을 기반으로 나토와 함께 신흥 위협 또는 확대된 전 세계 위협에 대처하는 방안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하는 가운데 북한이 북러에 대한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나토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은 이제 러시아와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자유진영 민주주의 국아에 어떤 위험을 가하고 있는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세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에 “새롭고 복잡하며 위험한 국제정세 속에서 한국이 나토의 변화에 동참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국제적 역할의 시작을 보여주는 것이 될 수 있다”며 “다만 나토는 유럽에 초점에 맞춰져있기 때문에 중국 견제 전략을 본격화해도 군사적인 것보다는 정치적인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은 가능한 한 많은 안보 파트너들을 동원해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 특히 대만 문제와 관ㄹ녀해 경고하려고 하지만 나토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안보 공약이 없으므로 군사적 개념보다는 정치적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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