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김정은의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주장 일축

미국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협상에서 북한의 핵 기술자들을 해외로 이주시키고 핵 관련 데이터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에 최대 수천 명에 달하는 핵개발 기술자들을 해외로 이주시키고 6차례에 걸쳐 핵실험과 영변 핵시설 관련 데이터를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핵 기술자 해외 이주에 대해 난색을 표했으며 데이터 폐기 요구에 대해서는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또 생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의 폐기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장거리탄도미사일과 동등한 능력을 가진 인공위성 탑재 우주 로켓의 역시 일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문은 “북한은 이미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할 방침을 밝혔지만 미국은 핵무기와 ICBM이 없더라도 데이터와 기술이 남아있다면 장래에 핵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또 김정은이 지난 7~8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다시 회담한 것도 중국과 연대해 미국의 강경 자세를 바꾸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9일 기자설명회에서 다롄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은 북한의 제의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미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지난 7일 중국을 방문해 재차 거론한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주장을 일축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이 내세운 ‘단계적’ 북핵 해법을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과 관련해 미 국무부는 “과거 비핵화 협상에서 점진적이고 단계적 접근은 모두 실패했다”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캐티나 애덤스 대변인은 “미국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며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북한이 신속히 비핵화 쪽으로 움직이면 더 밟은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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