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완벽과 격정으로 지휘자도 울린 임윤찬, 클래식계의 BTS 되나
[문화산책]완벽과 격정으로 지휘자도 울린 임윤찬, 클래식계의 BTS 되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쇼팽, 퀸엘리자베스와 함께 세계 3대 피아노 경연으로 꼽히는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중인 임윤찬이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올해 18살로, 60년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까지 세우며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전세계에 알렸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결승전에서 임윤찬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 지휘자 마린 압솔은 지휘 도중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자신의 음악 인생에서 최고의 명장면이었다'고 말해 큰 감동을 안겨 주었다. [사진=연합뉴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결승전에서 임윤찬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 지휘자 마린 압솔은 지휘 도중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자신의 음악 인생에서 최고의 명장면이었다'고 말해 큰 감동을 안겨 주었다. [사진=연합뉴스]

클래식 음악계의 BTS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임윤찬은 최정상 난이도의 피아노곡을 열정적으로 연주해 클래식 음악에 밝지 않은 대중들도 끌어당기는 매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피아니스트를 실신시키는 ‘초고난이도’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완벽하게 연주...일반 대중들까지 끌어당기는 격렬한 매력 발산

특히 임윤찬의 결선 무대를 함께했던 지휘자인마린 알솝은 ‘그 연주가 자신의 음악 인생에서 최고의 명장면이었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심사위원장도 맡았던 마린 알솝은 미국 메이저 악단 첫 여성 상임지휘자 기록을 세우며 유리 천장을 깬 거장이다. 이런 거장에게도 18살 임윤찬과의 협연 무대는 특별했다.

결승전에서 임윤찬이 연주한 곡은, 피아니스트들에겐 ‘무덤과도 같다’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었다. 지휘자 마린 알솝은 지휘 도중 흐르는 눈물을 훔쳐가며 지휘를 했을 정도였다. 연주가 끝난 직후에도 눈가를 훔친 후 임윤찬을 안아준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은 러시아 특유의 비극적인 서정과 강렬한 격정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런 곡일수록 테크닉과 템포가 완벽하지 않으면 절정을 향해 치닫던 격정이 한순간에 휘발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술적‧ 해석적으로 몹시도 어려운 곡이다. 이다지도 어려운 곡을 임윤찬은 그야말로 완벽하면서도 격렬하게 연주했다. 18살 어린 나이의 천재 피아니스트의 탄생에 객석에서는 함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임윤찬은 결승전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피아니스트들에게 '무덤과도 같다'는 곡을 완벽한 테크닉과 템포로, 완벽하면서도 격렬하게 연주했다. [사진=연합뉴스]
임윤찬은 결승전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피아니스트들에게 '무덤과도 같다'는 곡을 완벽한 테크닉과 템포로, 완벽하면서도 격정적으로 연주했다. [사진=연합뉴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영화 ‘샤인’으로도 유명한 곡이다. ‘샤인’의 주인공인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은 실존 인물이다. 피아니스트들의 신경을 손상시킬 정도로 극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에 유독 집착한 그는 결국 연주가 끝난 직후 쓰러졌고, 정신병원에서 오랜 기간 요양을 해야 했다. 이후 그를 알아보는 훌륭한 여성을 만나 결혼하면서 재기에 성공하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준파이널에서도 ‘악마적 기교’를 요구하는 ‘리스트의 초절기교’를 완벽하게 연주해

그런데 피아니스트 사이에서 라흐마니노프보다 더 지독한 곡으로 통하는 곡은 ‘리스트의 초절기교’이다. 이 곡에 대해서는 ‘악마적 기교’를 요구하는 최대의 난곡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이 곡이 세상에 나온 당시에 슈만은 '이 곡을 제대로 연주할 사람은 리스트 자신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사정상, 콩쿠르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이 곡을 잘 선택하지 않는다.

그런데 임윤찬은 준파이널에서 이 곡을 선택해 완벽하게 연주했다. 심사위원인 알레시오 막스는 '리스트의 초절기교를 그 나이에 그렇게 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의 연주를 직접 듣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임윤찬이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국제 무대에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렸지만, 국내에서는 이미 11살때부터 ‘차세대 조성진’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2004년 생인 임윤찬은 2015년 11살의 나이에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했다. 2018년 클리블랜드 청소년 콩쿠르 2위와 쇼팽 특별상, 쿠퍼 콩쿠르 최연소 3위에 올랐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초절기교’ 전곡 연주의 꿈을 품어

중3 때인 2019년에는 윤이상 국제 콩쿠르에 참가해서 최연소 1위와 청중상, 한국 젊은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박성용영재특별상까지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예원학교(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1년간 홈스쿨링을 거쳐 고교 과정을 건너뛰고, 지난해 3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특히 한예종에 입학한 이후 임윤찬은 리스트의 '초절기교 전곡' 연주에 도전했다. 65분 길이의 '초절기교 연습곡'은 고난도의 기교가 요구돼 피아노 역사상 가장 어려운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임윤찬은 국내 최연소의 나이로 ‘초절기교 전곡’ 연주 도전을 감행했다.

임윤찬이 초절기교 전곡 연주에 관한 꿈을 품은 건 초등학교 4학년 때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이 연주한 초절기교 연습곡 5번 '도깨비불' 등이 수록된 앨범을 들으며 강렬한 인상을 받은 뒤로부터다.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준파이널에서 ‘리스트의 초절기교’를 연주했다. 한예종에 입학한 지난해 임윤찬은 국내 최연소의 나이로 ‘초절기교 전곡’ 연주 도전을 감행했다. [사진=유튜브 티예무 캡처]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준파이널에서 ‘리스트의 초절기교’를 연주했다. 한예종에 입학한 지난해 임윤찬은 국내 최연소의 나이로 ‘초절기교 전곡’ 연주 도전을 감행했다. [사진=유튜브 티예무 캡처]

한예종에 입학한 임윤찬이 스승 손민수 교수에게 ‘초절기교 전곡’ 연주 얘기를 먼저 꺼내자, 손 교수는 “기적을 만들어보라”는 말로 격려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찍부터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본 손 교수의 안목도 대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승전 연주 영상만 200만 뷰 넘기고 임윤찬 콘텐츠 쏟아져 나와

임윤찬 관련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결승전 연주 영상만 200만 뷰를 넘겼다. 전세계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10월로 예정된 정명훈 씨와의 협연 무대는 예매 전부터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임윤찬 본인은 담담하고 겸손하다.

지난 25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임윤찬은 “친구들한테서 연락을 받고 뭔가 일이 일어났다는 거 같다”면서, 유튜브에 임윤찬이 나오는 것을 전하는 친구들의 말에서 우승을 실감한다고 밝혔다.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도 “이 콩쿠르를 통해 제 음악이 더 깊어지길 원했기 때문에, 관객 분들 마음에 제 진심이 닿았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새벽까지도 연주 구루(Guru, 스승)들의 영상을 보면서 고민과 연구를 거듭하는 10대 피아니스트의 열정과 몰입이 앞으로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다가오는 10월, 임윤찬이 정명훈과 함께 연주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에서는 어떤 해석으로 특별함을 선물할지 기다려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