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2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2.6.15(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2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2.6.15(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15일 서울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 총출동했다. 바로 이곳에서 '6·15 남북정상회담 22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가 열렸기 때문이다.

핵심은 '6.15남북공동선언' 기념일이 이날부로 22주년을 맞이한 데에 따른 것이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축사에 나섰는데, 아침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도 6·15 남북공동선언 22주년임을 강조했다.

지난 13일에도 그는 "6·15 (남북) 정상회담 정신"을 거론하면서 "대화와 협력 정신"을 국회 첫 비대위 회의에서 언급했다. 그만큼 '6.15 남북공동선언'의 의미가 민주당 비대위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15일 기준으로 제22주년을 맞이한 '6.15남북공동선언'의 정체는 무엇이고, 현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놀랍게도, 6.15 남북공동선언의 북한 측 입장은 우리 정치권을 통해 실제로 구현을 코앞에 둔 상태다. 다음이다.

지난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손을 맞잡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손을 맞잡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1. 22년 전 평화 무드에 휩쓸려 서명한 6.15 남북공동선언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인 지난 2000년 6월15일, (故)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의 평양에서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을 만나 6·15 남북공동선언에 서명하게 된다. 6.15 남북공동선언은 1945년 이후 남북 분단사상 최초 지도자 회담으로,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주요 5개 항이 핵심이다.

이를 살펴보면, ▲ 남북은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간다 ▲ 남북은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간다는 게 주요 포인트다.

훗날 이 두개 안은 북한이 우리 정부로 하여금 북한 식 통일방안인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을 강요하는 일련의 근거로 악용된다. 그 외에도 김 전 대통령은 북한 비전향장기수의 북송과 남북 경제·문화 교류협력안 등에도 서명했다.

그렇다면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서명안이 지금 우리나라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이는 현재 우리나라 대내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있다. 지난 문재인 정권의 행적과 법안 등을 통해 6.15 남북 공동선언에 의한 강요 행태가 여전히 작용하고 있음이 나타난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은의 주요 발언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북한 김정일에 따르면, 6.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해 "북남 화합과 민족적 대단결을 떠나서는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생각할 수 없다"라고 강조하는데 그 세부 사항으로 3가지가 제시된다.

6.15남북공동성명 전문.2021.06.15(출처=국가기록원, 사진편집=조주형 기자)
6.15남북공동성명 전문.2021.06.15(출처=국가기록원, 사진편집=조주형 기자)

#2. 북한 측 입장 담긴 법안들, 지금 국회에서 계류중···대체 뭐길래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은 6.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해 ▲ 반북의식에서 연북(聯北)의식으로의 전환 ▲ 북남관계에서의 획기적인 변화 ▲ 북남간 우리민족끼리 이념과 다발적 왕래로 봤다.

첫째, 북한은 '반북에서 연북(聯北)의식으로의 변화'에 대해 "한반도 통일을 가로막는 반공정책 등은 반북이념을 기반으로 하며, 북한을 주적(聯北)으로 하는 국가보안법이 바로 그 근본"이라고 규정했다.

문제는, 북한의 이같은 주장의 맥락과도 통하는 국가보안법 전면 및 일부 철폐법안(2112865·2110236·2104605)을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대표발의했다는 것. 바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민형배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 이규민 당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 놀랍게도 이 법안들은 15일 현재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중이다.

두번째, 북한이 말하는 '북남관계의 획기적인 변화'는 남북 지도자급 대화를 말하는데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행해졌던 2018년 9월 남북공동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로 풀이될 수 있다. 북한은 이같은 남북 고위급 협상의 건에 대해 6.15남북공동선언을 기점으로 '획기적 변화'로 내다봤다. 그외에도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참여했던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 여성 통일대회'를 그 사례로 제시한다.

세번째, 남북간 다발적 왕래 등 교류 협력에 대해 북한은 '동서해 도로와 철도 연결'을 강조했었다. 실제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는 2018년 10월 하순 경 북한과의 경의선 철도 현지공동조사 등 '남북 철도 현대화 사업'을 구상했었다. 서울에서 시작되는 경의선은 도라산을 거쳐 개성과 평양·신의주까지, 동해선은 강릉·제진에서부터 금강산과 원산·함흥·김책·나진 그 이상까지다.

이같은 사업 배경 속에서, 경기도 김포시 을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지난해 4월26일 한국철도공사법(2109707)·국가철도공단법(2109712)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다. 그 내용으로는, 한국철도공사로 하여금 남북 철도 사업 및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라는 게 발의 이유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설훈, 이낙연, 김상희, 김태년 민주당 의원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전 당대표,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이 보인다.2020.6.15(사진=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설훈, 이낙연, 김상희, 김태년 민주당 의원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전 당대표,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이 보인다.2020.6.15(사진=연합뉴스)

#3. 민주당 현역 의원들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일 지정하고 예산 확보해야"

6.15 남북공동선언 22주년을 맞이한 15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지난 2020년 7월24일 대표 발의한 일명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일’ 지정 촉구 결의안(2102344)"이 계류중이다.

이 결의안의 요지는, "남·북한간 화해와 평화통일을 달성하는 역사적인 첫 남북 정상회담과 ‘6.15 남북공동선언’의 숭고한 정신과 의의를 기념 및 계승"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매년 6월15일을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다.

여기에는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일 기정과 그 기념 행사를 개최하기 위한 필요예산을 확보할 것을 명시된 데에 이어 "분단 시대를 종식할 6.15 시대를 활짝 열었다"라고 밝힌다.

문제의 '6·15 남북 공동선언 기념일 지정 촉구 결의안' 발의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위에서 언급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상혁 의원, 現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박홍근 의원과 중진 설훈 의원의 이름이 올랐다. 그외 6.15 공동선언 실천여성 통일대회에 들어갔던 한국여성단체연합의 대표 출신 남인순 민주당 의원과 이용선·맹성규·양경숙·문진석·윤관석·정춘숙·김경만·양정숙·고영인·이용우·이재정·김경협·윤후덕 의원, 전당대회 출마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진 우원식 의원 등이다.

한편, 지난해 6월15일 서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1주년 기념식에서는 김부겸 당시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였던 송영길 의원,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참석했었다. 같은날, 민주당 대선 경선 참여를 시사했던 이재명 민주당 의원 당시 경기지사도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인 경기도 고양시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기념관을 방문했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 계양구을 지역구 보궐선거에 나서 당선된 이재명 민주당 의원은 15일 자신의 SNS에 '6·15 남북공동선언 22주년'을 언급하면서 "평화를 향해 한발 내디뎠으나 갈 길은 멀다"라고 전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인 15일 경기도 고양시 김대중 대통령 사저 기념관을 찾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2021.6.15(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인 15일 경기도 고양시 김대중 대통령 사저 기념관을 찾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2021.6.15(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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