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CG).(사진=연합뉴스)
합참 "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CG).(사진=연합뉴스)

북한이 5일 오전 9시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번 도발 행위까지 올해에만 무려 18번에 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참석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허은아 수석대변인을 통해 북한을 규탄했다. 

하지만 핵심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집권여당의 반응이 아니라 왜 북한은 올해 18번씩이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느냐라는 것.

올해 북한의 도발 행위는 모두 '미사일 발사'에 치중돼 있다. 북핵 위협의 두가지 축인 핵(核)과 미사일(Missile) 중 운송수단인 미사일 고도화에 치우져진 모습이다.

미사일 도발이 이처럼 집중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핵실험은 언제 터질까.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9일 플로토늄을 원료로 하는 1kt(TNT 1천t규모 폭발력)급 핵실험을 처음으로 감행했다.

그러다 2009년 5월25일(2차)→2013년 2월12일(3차)→2016년 1월6일(4차)→2016년 9월9일(5차)→2017년 9월3일(6차)까지 약 3년 주기 단위로 핵실험을 해왔다.

다음 북핵 도발 양태가 핵실험인지, 또 미사일 도발이 될 것인지는 명확치 않다. 다만, 미사일 도발을 연속적으로 하는 데에는, 북한 체제의 위기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 추이를 예상할 수 있다. 다음은 기자가 도식한 도표다.

북한의 위기 상황을 변수로 두고, 위기의 근원에 따른 하위 위기 분류에서의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 양태의 4가지 변화. 2022.06.05(사진=조주형 기자)
북한의 위기 상황을 변수로 두고, 위기의 근원에 따른 하위 위기 분류에서의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 양태의 4가지 변화. 2022.06.05(사진=조주형 기자)

첫번째 1분면의 경우, 북한에 대한 대내외적 압력이 증가할 때를 상정했다. 대내적으로 코로나19와 식량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대북제재 강도가 높아지면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비핵화 가능성'을 따져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자체 핵폐기까지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개발사에 따르면, 김일성의 유훈이기도 했으며 김일성에 의한 핵전략을 포기하고 있지 않는 만큼 체제 위기 순간에 핵능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 1월 '핵경제 병진노선'을 천명했다.

두번째, 내부의 위기가 팽창되는 상황으로 2사분면의 상황을 상정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및 경제난 심화 등의 변수만이 작용한다. 지난달 26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미국 주도로 대북제재 신규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결의안이 부결된 상황임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역시도 외부의 압박 혹은 탈압박 현상과 관계없이 모두 핵을 폐기하거나 감축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향한다. 김일성의 선대 유훈인 핵무기 개발론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공고화해둔 김일성 3대 세습체제의 정통성이 담긴 핵무기 개발론을 뒤집을 경우 대내위기가 가중된다.

세번째,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3분면에서 나타난다. 지난달 26일 신규 안보리 대북제재 안이 부결됐을 뿐만 아니라 김정은 체제의 북한 엘리트 구조가 허물어지지 않고 도리어 내구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에 맞닿아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벌어져 왔던 그간의 9.19 남북군사합의나 9월 남북공동선언, 청주간첩단 사건 등의 대남공작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벌어질 수 있다는 것. 이 과정에서 핵실험이 우선할 것인지, 미사일 개발이 우선할 것인지가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은 지난 2017년 6차 핵실험 이후 2002년 5월까지 핵실험을 감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사일 실험의 경우 수십차례씩 벌이고 있어 대외 위기가 증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네번째, 대외 압박이 증가함에 따른 핵실험 강행 가능성이다. 이같은 경우, 대외 위기가 증가되는 변수상황에서 핵실험을 감행하는 데에는 신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안이 부결되는 등 대외 위기 상황 하 외부에서의 은밀한 지원이 암암리에 행해지는 조건으로 상정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임석하고 있다. 2022.6.5(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임석하고 있다. 2022.6.5(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가 맞닥뜨릴 북한의 향후 주요 위협 양태는 무엇일까.

북한은 지난 2018년 4월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통해 "핵개발의 전 공정이 과학적으로 다 진행됐다"라면서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실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켓트 시험 발사도 필요없게 됐다"라고 밝힌다.

곧이어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했고, 그해 5월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일련의 위장성 행동을 보인다.

즉, 제3분면에서 밝힌 북한의 대내적 위기 압력을 체제 강화를 통해 버티는 가운데 외부 압력에 대해서는 특히 다종 미사일 개발 실험을 배합함으로써 정치적으로 타개하려 들 것이라는 결론이다.

다만,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단정지을 수 없다. 앞서 밝힌 중앙위 전원회의 결과에서 ICBM의 시험이 필요없게 됐다고 했지만 이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핵실험 또한 특정 위기적 국면이 도래했다고 판단될 시 언제든 감행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어서다.

한편, 국가정보원(국정원)에서 20여년간 북한정보분석관으로 근무했던 곽길섭 국민대학교 교수는 5일 펜앤드마이크와의 연락을 통해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 행위가 "핵(미사일) 보유국으로서 위상을 굳히려는 것과 동시에 향후 군축협상 등을 염두에 둔 도발"이라며 "앞으로 그 도발 수위를 계속 높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한미가 항공모함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마친 지 하루만인 5일 평양 순안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35분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2022.06.05(사진=연합뉴스)
북한은 한미가 항공모함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마친 지 하루만인 5일 평양 순안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35분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2022.06.05(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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