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을 앞세워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압승한 국민의힘은 앞으로 더욱 윤석열 친정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친윤계 인사들의 당 장악력이 확대되는 한편 차기 당권경쟁 역시 가속화되는 흐름이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준석 대표를 성상납 의혹으로 징계 처리하겠다고 했던 윤리위는 이번 선거 이후로 처리를 미뤘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 정치인들이 윤리위를 통해 이 대표에 치명상을 입히거나 봉합을 시도하는 둘 중 하나의 움직임 역시 가시화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을 전면에 내걸고 이번 선거를 치렀다. 유권자들에게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 '집권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새 정부가 거대 야당의 방해없이 일할 수 있다' 등의 호소를 꾸준히 냈다.

이번 선거 압승으로 친윤계는 한층 적극적으로 옛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색채를 덜어내고 당내 주도권 확보 움직임에 속도를 내게 됐다. 윤석열당이 된 국민의힘은 이런 기세로 약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원내 1당의 자리를 탈환한다는 심산이다.

때문에 당 안팎의 관심은 온통 차기 전당대회로 향하고 있다.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쥔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는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어서다. 당장 친윤계 인사들이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물밑에 나돌고 있다.

크게 두 가지의 경우인데 당내 주류들이 이준석 대표를 성상납 의혹을 빌미로 끌어내리는 경우와 내년 6월까지인 대표 임기를 채우게 할 경우로 나뉜다.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느냐, 내년 6월에 전당대회가 열리느냐에 따라 당권 도전에 나서는 윤핵관들의 면면이 달라지게 된다. 

윤핵관들의 주요 당직 완전 접수로 가는 국면에서 당내 견제 심리의 발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임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이 차기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분당갑 보궐선거로 원내 재입성에 성공한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당권 도전도 여권 내 권력지형 재편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다만 안 전 위원장이 단일화 이후 공동정부 지분 등을 통해 윤핵관 그룹과 얼마나 제휴를 맺을 수 있을지, 또 얼마나 당 저변에 우호 세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는 숙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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