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소 전략에서 ‘여론조사 불신’으로 급변한 이재명의 막판 계산법
읍소 전략에서 ‘여론조사 불신’으로 급변한 이재명의 막판 계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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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4일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린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현장 반응은 많이 다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날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급선회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24일 인천 계양구 선거 캠프에서 '계양 테크노밸리 마스터플랜 발표' 기자회견을 열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24일 인천 계양구 선거 캠프에서 '계양 테크노밸리 마스터플랜 발표' 기자회견을 열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린 여론조사 결과 두고 하루 만에 입장 번복

이 후보가 하루 만에 ’응답률 낮은 자동응답(ARS) 조사는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성한다”며 같은 날 지지 호소문을 밝힌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입장과도 엇갈린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2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저도 아침 6시반부터 출근 인사를 하는데, 현장 반응은 ARS 조사결과와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면서 "특히 요새 지방선거에서 ARS 조사 결과는 실제 최종 결과와 잘 안 맞는 경향이 많다. 워낙 진폭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응답률이 1~2%대에 불과하다. 100명 전화했는데, 2명 밖에 안 받는다. 나머지 98명은 전화를 안 받거나 끊어버린다"는 의견을 밝혔다. 따라서 정확도가 떨어지고 적극적인 사람만 받는다는 주장을 폈다.

이 후보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런 것에 넘어가면 안된다. 'ARS조사에서 지고 있더라'고 하는게 (지지자들을) 포기하게 하기 위한 일종의 작전일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시청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더욱이 미국에서는 응답률 10∼15% 이하인 여론조사는 워낙 악용이 많이 되니 발표를 못 하게 한다는 주장까지 덧붙였다.

이후 계양테크노밸리 마스터플랜 발표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내용의 주장을 폈다. “전화 면접과 ARS 차이로 실제 (지지율의) 변화는 없는 것 같다”면서 "정당 지지율이 벌어지고 있어 우려하지만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후보는 "역전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따른 컨벤션 효과와 한미정상 회담 등으로 당 지지율의 변동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루 만에 ‘여론조사를 못 믿겠다’로 돌아선 이 후보의 태도는 전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출연한 발언과는 180도 달라진 발언이라는 점에 주목된다. 이 후보는 전날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우리 후보들이 전체적으로 어려운데 저라고 예외는 아닌 것 같다"라며 "조사 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읍소 전략을 통해 부동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시도로 풀이됐다.

이재명은 강성 지지층 결속 전략으로 선회한 듯...김동연과 박지현의 ‘중도층 확장 전략’과 엇갈려

이 후보가 이렇게 급선회한 데에는, 통상 지방선거 투표율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 강성 지지층 결속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후보의 이런 입장은 박지현 위원장이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지지층 결집보다는 중도층으로의 확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발언과 명백한 차이가 있어, 주목된다. 박 위원장은 "맹목적 지지에 갇히지 않고 대중에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다른 의견을 내부 총질이라 부르는 세력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는 민주당이 돼야 제대로 개혁하고 온전히 혁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역시 국회 소통관 특별기자회견에서 "국민은 ‘국민의 삶과 무관한 문제로 끝없이 싸우는 게 집권 여당이 할 일이었냐’라고 질책하신다"라며 "저희가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회견 후에도 "민주당 스스로 대선 결과에 대한 반성도 부족했고, 오만했다"라며 "민주당도 기득권화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박 위원장이 앞선 회견에서 쇄신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두고도 "여기에 뜻을 모아야 한다"고 동조했다.

“이재명 후보가 계양을 비워두고 전국 지원 유세할 때 아냐” 지적도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24일 CBS라디오에 출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인천 계양을을 비워두고 전국으로 지원 유세를 다닐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24일 CBS라디오에 출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인천 계양을을 비워두고 전국으로 지원 유세를 다닐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이재명 후보가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벗어나 전국 지원유세를 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이 후보가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기는 하지만 지원유세를 할 만큼 여유있는 선거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24일 CBS라디오에 출연한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자신의 출마지역(인천 계양을)을 비워두고 전국으로 지원 유세를 다닐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장 교수는 23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서도 "두 번의 선거를 예를 들어 이재명 후보 당락을 설명하고 싶다"며 2016년 20대 총선 서울 종로, 2010년 계양을 보궐선거를 거론했다.

장 교수는 "2016년 종로선거의 경우 사전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새누리당)가 정세균 후보(민주당)를 15% 이상 앞서나가고 있다가 결국 역전당했는데 너무 자만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당시 정세균 후보는 52.60% 득표율로, 39.72%에 그친 오세훈 후보를 압도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장 교수는 “(당시) 오세훈 후보가 종로선거에 집중하지 않고, 그 옆 동료 의원들을 유세하러 다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종로가 원래 오세훈 후보가 태어났거나 텃밭이 아닌 생소한 곳인데도 불구, 여론조사만 믿고 외곽으로만 돌다 보니까 종로구민들이 '뭐야 지금'이라 했고, 정세균 후보는 바닥을 훑으면서 당선됐다는 것이다.

이재명은 연 이틀 외곽으로 돌고, 윤형선은 ‘계양을 집중’ 전략

장 교수는 "이재명 후보도 어제 오늘 외곽으로 돌고 있는데 과연 적절한 선거운동 전략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장 교수는 "국민의힘 계열에서 계양을 선거에서 딱 한번 이긴 적이 있다"며 "2010년에 송영길 의원이 인천시장 선거에 나가면서 중도사퇴해, 보궐선거가 열렸을 때다"라며 묘하게 이번 상황과 비슷하다고 했다.

장 교수는 "당시 그 지역에서 계속 활동하던 새누리당의 이상권 의원(16, 17대 연속 송영길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이 2010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는데 (민주당 후보는) 외부에서 왔다"면서 "이재명 위원장이 이것도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즉 "계양을이 무조건 민주당에 좋은 텃밭, 민주당 사람들을 무조건 찍어주는 거야 그렇게 보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25년 계양 사람’이라는 콘셉트를 잡았고, 여기에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겹쳐져서 지지율이 박빙 접전 상황으로 나오지 않느냐라는 생각이 든다"며 여론조사가 이재명 위원장이 압도할 것이라는 예상과 빗나가는 이유를 다시 한번 더 설명했다.

입장을 급선회한 이재명 후보의 판단이 맞을지, 박지현 위원장과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의 판세 분석이 맞을지, 6월 1일 저녁이면 그 결과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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