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폼랩스 권도형 CEO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간) 한국산 코인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밝히며 가상화폐 프로젝트의 실패를 인정했다.

권 CEO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지난 며칠간 UST 디페깅(1달러 아래로 가치 추락)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과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를 했다"며 "내 발명품(루나·UST)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밝혔다.

그는 "탈중앙화 경제에선 탈중앙화 통화가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형태의 UST는 그런 돈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고 스테이블 코인 UST의 실패를 자인했다.

이어 "나를 비롯해 나와 연계된 어떤 기관도 이번 사건으로 이익을 본 게 없다"며 "나는 (폭락 사태) 위기에 루나와 UST를 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지켜야 할 것은 테라 블록체인 공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이라며 "우리 커뮤니티가 앞으로 나아갈 최선의 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시 일어설 방법을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권 CEO는 11일 트위터를 통해 UST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루나틱'으로 불리는 투자자들을 독려했지만 그 이후 침묵을 지켰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루나의 현재 가격은 0.0001달러로 사실상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휴짓조각이 됐으며, 1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 UST 가격은 최근 24시간 동안 80% 넘게 추락한 12센트에 그친다.

권 CEO는 이날 사과 표명과 함께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10억 개 신규 토큰을 루나와 UST 보유자에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 소유권을 재구성해 시스템을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회원들에게 동의 여부를 물었다.

일부 투자자는 권 CEO의 제안을 지지했지만, 온라인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쇄도하기도 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권 대표의 제안이 테라 블록체인을 살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며 투자자들의 신뢰 상실과 신규 코인 분배 방식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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