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를 비롯한 당내 요직과 대선후보 등을 두루 역임한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자당의 공천 과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에 맞서 자객 공천으로 나가겠다고 해 화제를 모은 윤희숙 전 의원에게도 쓴소리를 했다.

홍 후보는 9일 오전 페이스북에 당의 공천을 질타하는 글을 두 건 올렸다. 첫번째 게시글에서 홍 후보는 "공당의 공천은 원칙이 있어야 한다. 지난번 총선 참패는 무원칙한 막천이 원인이었다"며 "부동산 투기 혐의로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준석) 당대표·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의 인천 불출마를 지적하면서 자신의 격을 착각하고 연고도 없는 인천에 '자객공천을 해 주면 나간다'는 공천 희화화를 보니 그건 아니다 싶다"고 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지난 6일 한 언론에 "이준석 대표나 당 대표급이자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맞붙었던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이 결전의 장에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 그게 상식"이라며 "그런데 당의 주요 인사들은 험지라고 피하면서 꽃길만 걷거나 또는 평론만 하는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 이런 정당에 미래가 있겠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에 못 나가겠다면, 당이 요청할 경우 내가 나가겠다"라고 했다.

홍 후보는 "떠도는 헛소문이길 바라지만 취임식 참석을 내걸고 공천을 요구 한다거나 있지도 않은 윤심(尹心)을 내세워 또 다시 공천 사기나 치려고 하는 행태가 있다면 모두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최근 일부 지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방선거 공천 갑질 행태도 도를 넘었다. 이제 여당이 됐는데 원칙을 세우고 조금 더 무게감 있게 대처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두 번째 글에서도 홍 후보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시절에도 야당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은 무공천 하거나 여야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은 서로 정치적 고려를 하기도 했다"며 "상대당의 상징적 인물이 나오는 지역에 자객 공천을 한다거나 정권의 초대 국무총리 인준을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야박한 정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홍 후보는 "정치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이 서로 의논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인데 왜 이리 편가르고 서로 증오하고 미워하는 각박한 정치로 변했는가"라며 "이렇게 해서 같이 망하자는 건가"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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