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식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저의 출마를 막으려는 국민의힘 측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 공격도 결단의 한 요인임을 부인하지 않겠다"면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맹비난했다.

이 고문은 8일 오전 11시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진행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하며 "상대가 원치 않는 때, 장소, 방법으로 싸우는 것이 이기는 일이기도 하다. 자신이 처할 정치적 위험과 상대의 음해적 억지 공세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것이 정치의 정도라고 배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5년 만에 다시 집권여당이 될 국민의힘을 향해 "온 몸이 오물로 덕지덕지한 사람이 도둑 막아보겠다고 열심히 하다가 튕겨서 먼지 좀 묻었다고 나를 도둑놈으로 몰고 그러면 이게 상식적인 정치겠냐"라며 "온 몸이 막 부정부패로, 대장동에서 해먹고, 공흥지구에서 해먹고, 오등봉에서 해먹고, 부산 엘시티에서 해먹었다"고 주장했다.

이 고문은 "정치가 상식과 양식에 기초해야 되는 것"이라며 "자기 생각은 하나도 안하고 자기는 들보가 이렇게 났는데 남의 눈의 티끌을 찾아서 막 공격한다"고도 했다.

앞서 이 고문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고 프레임 전환을 시도했다. 이 고문이 이날 추가로 언급한 공흥지구 개발사업은 윤 당선인의 장모, 오등봉 개발사업은 제주지사 시절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들이다. 부산 엘시티 의혹은 윤 당선인 뿐 아니라 국민의힘 부산지역의 정재계, 법조계 인사들이 여럿 관련된 사건이다.

이 고문은 한 시민이 야외 스피커를 크게 키워가며 "범죄자 도둑놈 사과해"라고 하자 "옆집이 뭐를 하면 조용해야 하는데, 일부러 저렇게 쫓아와 방해한다"고 응수했고, 이날 출정식을 절반 가까이 메운 2030여성들인 '개딸'들을 향해 "우리는 그러지 않는다. 선량한 국민은 그러지 않는다. 양심이 있으면 그러지 않는다. 도둑이 몽둥이 들고 주인한테 휘두르지 않는다. 적반하장 그런 것 안 한다"고 외쳤다.

이 고문은 거듭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을 향해 "얼굴이 두꺼워서 자기가 잘못한 것인 줄도 모르고, 옆에 몇 사람 속아주니까 온 국민이 속는 줄 알고 시도 때도 없이 거짓말한다" "그게 잠깐은 통할지 몰라도 국민 집단지성을 이길 수 없다" "누가 자꾸 엉뚱한 소리를 하면서 나를 부정부패 어쩌고 하던데, 계속 찍다 보면 자기 발등에 피나고 있을 것" "자칫 잘못하면 자기가 모셔야 할 사람한테 위기가 올 수도 있다" 등의 비난을 계속 쏟아냈다.

이 고문은 문재인 대통령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3·9 대선 패배 후) 솔직히 말씀드리면 현관문을 나와본 것이 오늘이 네 번째"라며 "제가 사실은 죄인 아니겠나. 그래서 문밖에 나가기가 힘들었다. 우리 문재인 대통령께서 마지막으로 고생했다고 술 한 잔 주시겠다고 해서 (청와대에) 갔다 온 것이 두 번째"라고 밝혔다.

한편 홍종기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대변인은 이날 인천 계양을 출마 선언을 한 이 고문에 대해 "자신의 죄를 덮어줄 '방탄 조끼'를 얻기 위해 평범한 변호사를 대선후보로 키워 준 경기도민을 정면으로 배신한 것"이라며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적 부모인 경기도민에게 형식적인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후안무치라는 말도 아까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대장동 사건과 법카 횡령을 방치한 이 전 지사가 진정 유능한 일꾼이었다면 당당히 수사받고 성남에서 출마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이번 방탄 출마를 통해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직을 겨우 형사소추를 잠시 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우리 헌법이 차마 예상하지 못한 저질 수법"이라고 질타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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