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맥아더 동상 훼손하는 평화협정운동본부 회원

반미 성향의 단체가 훼손한 맥아더 장군 동상 보수비 1천만원 넘게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인천시 중구에 따르면 월미공원 내 맥아더 동상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57년 9월 세워졌다.

이 동상은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보훈시설로 전반적 시설 관리는 공원을 관할하는 중구가 맡는다. 동상 소유권은 맥아더 장군 가족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맥아더 장군이 한미 관계의 상징적 인물인 만큼 이 동상도 국내 이념 갈등의 온상이 되며 여러 차례 수난을 겪어왔다.

앞서 반미성향 단체인 평화협정운동본부 측은 2018년 7월과 10월 2차례 맥아더 동상 화형식을 한다며 동상 앞에 헝겊 더미를 쌓아 불을 붙였다.

이 단체 소속 A 목사는 동상 아래 돌탑 일부에 인화성 물질까지 뿌렸고 불이 번지면서 동상 인근 나뭇가지들이 일부 타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28일에는 같은 단체 상임지도위원이 맥아더 동상에 빨간색 래커로 낙서를 하고 인근에 있는 전쟁 공적비를 정과 망치로 쪼아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중구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 직원과 행인이 이를 목격해 경찰에 잇따라 112 신고를 했다.

구는 이번 동상 훼손으로 인해 1천만원이 넘는 보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석재로 된 동상 특성상 래커를 지우고 시설물을 보수하려면 특수업체 의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구 예산으로 배정된 보훈 시설 유지비는 300만원에 불과해 추가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18년에도 불에 탄 맥아더 동상 돌탑의 흔적을 지우는 데만 구 예산 300만원가량이 들어 평화협정운동본부에서 손해배상을 한 바 있다.

동상 훼손과 화형식이 여러 시민이 이용하는 자유공원에서 이뤄진 만큼 안전 우려도 있어 추가적인 관리대책 보완도 필요한 상황이다.

중구 관계자는 "맥아더 동상은 관광객도 많이 찾는 유명 시설이어서 펜스 등으로 가려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시간 CCTV 관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관리 체계를 더 보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동상을 훼손한 단체 회원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률 자문을 통해 민사 소송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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