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부의 각종 규제가 모조리 폐지되어 국내외 기업이 활개를 치면서 투자하고 고용하는 개방된 경제를 꿈꿉니다. 대학을 졸업한 우리의 젊은이들이 일본에서, 대만에서, 호주에서, 싱가포르에서 직장을 구하는 넓게 통합된 동아시아 지역사회를 꿈꿉니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는, 자유와 독립의 정신이 충일한 신뢰 사회를 꿈꿉니다. 우크라이나처럼 자유를 위해선 죽음을 불사하는 용감한 국민정신을 꿈꿉니다. 대륙의 전체주의 세력을 해체할 전진 보루로서 이 나라의 세계사적 역할에 충실한 국방과 외교를 꿈꿉니다. 국힘당의 윤석열 후보가 그런 꿈의 정치를 펼칠 수 있을까요.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이재명 후보에게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꿈입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운동이 종국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그 운동의 치열함을 지켜보면서 저는 이 나라가, 자유 한국이, 흥망을 가르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고 느낍니다. 국민의 선택이 잘 되면 이 나라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선진사회로 들어설 것이고, 잘못되면 전체주의의 지배를 받는 후진사회로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한 비장한 느낌입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선거하는 제도는 1952년 7월 이승만 대통령의 결단에 의해 성립하였습니다. 당시 국회의 다수 석을 차지한 야당은 국민의 지지에 직접 제약을 받지 않는, 지배 정파가 권력을 차지하는, 또는 크고 작은 여러 정파가 권력을 나누는 내각책임제 개헌을 추진하였습니다. 당시는 6·25전쟁 중이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전선을 찾아 국군 장병을 격려하였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절대적이었습니다.

1949년 4월의 일입니다. 대통령은 열차 편으로 지방을 순시하였습니다. 경상도, 전라도 등 가는 곳마다 그를 환영하는 인파가 역전 광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그 열기는 현장을 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국회의 다수 의석을 점한 야당이 내각제 개헌을 추진한 것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절대적 지지에 맞설 어떠한 지도자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직선제는 이승만 대통령의 작품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현 전선에서 전쟁을 중단하려는 미국의 정책에 강력하게 맞섰습니다. 미국은 전쟁 수행에 방해가 되는 한국의 대통령을 제거할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야당이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고, 미국이 자신을 제거하려 하는 그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승만은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내용의 개헌을 결심하였습니다. 야당과 미국의 의도를 그대로 방치해서는 가난하고 무지한 다수 국민의 의지와는 무관한, 미국에 대해 굴종적인, 소수 명문 출신의 정치 엘리트에 의해 주도되는 귀족 과두제 정치가 성립할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보기에 야당의 내각제 개헌안은 조선왕조를 망친 붕당 정치의 부활과 같았습니다. 1952년 5월 이승만 대통령은 임시수도 부산 일원에 계엄을 선포하고 야당 의원을 겁박하여 7월 초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선거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강행하였습니다. 이후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전 국민의 75%가 이승만을 지지하였습니다.

그렇게 성립한 대통령 직선제는, 이후 4·19, 5·16, 10·17, 10·26, 5·18, 6·10 등 크고 작은 굴곡이 없지 않았지만, 크게 말해 국민을 통합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정치를 안정시키고,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여 세계 최빈국 대열의 신생국을 중진국 상위권에 나아가 선진국 하위권에 올려놓음에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정기적으로 어김없이 시행되어 정권을 교체하는 대통령 직선제는 자유 한국의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꽃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언제부턴가 그 꽃은 시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꽃잎이 썩어 추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습니까. 이른바 민주화 시대에 들어 이 나라의 역사를 부정하고, 이 나라의 정신을 타락시키는 사이비 역사학이 민중·민족혁명을 꿈꾸어온 무리에 의해 유포되었습니다.

그들은 1948년 8월에 건립된 이 나라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였습니다. 이 나라는 우리 힘만으로 세워진 것이 아닙니다. 2차대전에 참여하고 승리를 이끈 자유의 나라 미국이 한반도의 남쪽에 진주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미국이 한반도를 방치했더라면 우리는 공산화된 통일국가의 성립을 보았을 겁니다.

민중·민족혁명 사관이 대한민국을 점령

민중·민족혁명 세력은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그들은 미군을 분단을 초래한 점령군이라고 규정하였습니다. 그 미국과 협력하여 미국과 닮은 꼴의 나라를 세운 이승만 대통령을 분단의 원흉이라고 비난하였습니다.

몇 사람 역사가의 천박한 학문과 비열한 정신이 이러한 역사관을 수립했으며, 대학은 마치 종족의 일원처럼 그에 맹종하였습니다. 불행하게도 교과서가 그렇게 쓰이기 시작했으며, 초·중등 역사과·사회과·도덕과 교실을 점령하였습니다. 언론, 방송, 문화도 마찬가지로 점령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성립과 함께 한국인의 문명사에서 거대한 전환이 이루어졌다는, 우리의 건국 대통령이 강조해 마지않았던, 가슴 벅찬 언설은 공공의 어느 영역에서도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그 대신 우리의 지난 70년은 불의와 기회주의가 득세한 세월로 매도되었습니다. 2004년 이 나라의 대통령이 그렇게 연설한 적이 있습니다.

그 사이 국민의 정신문화가 타락하였습니다. 근면 자주하고, 신뢰 협동하고, 반공 자유하는 건전한 기풍이 사라졌습니다. 그를 대신하여 거짓말, 배신, 사기, 무고, 불신, 갈등, 원망, 무책임, 무임승차의 풍조가 높아졌습니다. 민중·민족혁명을 꿈꾸어온 세력이 거듭 정권을 장악함에 따라 사회주의와 전체주의의 기운이 슬그머니 정신문화의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정부 정책은 정의와 복지의 이름으로 재분배와 규제 일변도로 흘렀습니다. 그로 인해 국가 경제가 감속 성장의 추세를 밟은 지도 벌써 20년이 넘습니다. 국제 경쟁력을 결여한 영세 상공업이 팽만한 가운데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는 열성의 산업구조가 개선될 조짐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이 나라는 자유와 통상과 영구평화라는 이상을 추구하는 세계사의 조류에 편승하여 건립된 자유인의 공화국입니다. 그런 나라가 견지할 국방·외교의 강건한 자세가 사라졌습니다. 동포를 노예로 지배하는 북한의 김씨 왕조가 핵무기를 쏘아 올려도 하등의 위구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이 나라의 국방 감각은 마비되었습니다.

김씨 왕조를 자극할 수 있으니 핵 공격에 대비한 민방위훈련은 필요 없다는 궤변이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져 왔습니다. 주한 미군이 북한의 핵무기에 대비하여 미사일 방어망을 설치하는 것에도 반대합니다.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하여 중국은 큰 봉우리, 한국은 작은 봉우리 하면서 함께 잘 어울리자고 했습니다. 그러고서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런 나라가 가까운 장래에 큰 낭패를 보지 않는다면 다른 무엇을 우리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이명박·박근혜는 무엇을 했나?

이명박, 박근혜 두 대통령이 집권한 기간은 이러한 사악한 기운을 차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렇지만 두 지도자는 자유 이념으로 정신을 무장하고 역사의식을 다듬은 지성이 아니었습니다. 중도실용이니 국민 행복이니 하는 무색무취의 철학과 정책으로 그 아까운 기회를 날리고 말았습니다.

두 지도자는 붕당 정치의 폐습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그가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를 뒤집어쓰고 탄핵 되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 권부가 그렇게 허무하게 허물어지다니. 국회가 특정 세력에 의해 장악될 때 이 나라가 얼마나 불안해질 수 있는지, 초대 대통령이 그토록 경계해 마지않았던 대형 사고가, 눈앞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후 민중·민족 세력이 집권한 지난 5년간 그들이 자행한 온갖 횡포와 무리한 정책으로 국민이 분열하고, 국방이 해체되고, 경제가 침체하고, 정신이 타락하는 현실을 지켜보는 이 나라 자유 시민의 심정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습니다.

이제 다시 대통령을 갈아치울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선출해야 한다는, 건국 대통령이 온갖 비난을 무릅쓰며 만든, 제도의 축복입니다. 그리하여 새삼 이 나라의 건국 이념을 상기하게 됩니다. 반복하건대 이 나라는 자유와 통상과 영구평화라는 세계사의 조류에 편승하여 세워진 자유인의 공화국입니다. 이 공화국을 위태롭게 하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쳐야 합니다.

정신이 비천한 사람이 집권 여당의 후보가 되다

민중·민족혁명의 정신은, 그것이 수행된 모든 나라의 역사가 증명하듯이, 본질적으로 사악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목금의 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이 내세운 이재명 후보로부터 그러한 정신을 관찰합니다. 그는 스스로 비천 계층의 출신임을 자부합니다.

그렇지만 정신이 비천한지 고귀한지는 출신 계층과 무관합니다. 비천 출신임에도 정신이 고귀한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제가 보기엔 그의 정신은 그의 출신과 무관하게 비천합니다. 그의 일생을 관철한 정신은 온통 열등감, 거짓말, 사기, 음모, 협박, 폭력, 범죄로 얼룩져 있습니다. 보통의 시민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열성 덕목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그런 사람이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었을까요. 집권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그들을 하나로 묶는 정신세계의 본질이 마치 정수 과정을 거치듯이 순수한 형태로 걸러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사람이 이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 기업을 찾아가 그의 기본소득 정책에 나서라고 권하는 모습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어슬렁거리는 국가사회주의의 망령을 보았습니다.

여당 민주당과 맞서는 야당 국민의힘 당이 얼마나 한심한 정당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그 당은 평소에는 죽어있다가 선거철만 되면 발기하는 선거 중개조직에 불과합니다. 자당의 이념과 역사를 정립할 능력이 없는 정신적으로 죽은 단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절체절명의 선거에서 뒷짐을 지고 있을 수만은 없지요. 이 나라의 정치는 무책임한 군중 사회가 빚어내는 불가측의 회오리성을 특징으로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건국이념을 망각하는 사이, 그러한 특질이 심화하였습니다.

엉뚱하게도 이 정당이 선출한 윤석열 후보는 현 정부에서 검찰총장으로 출세한 인물입니다. 저는 이 납득하기 힘든 현상을, 따지고 보면 과거에도 몇 차례 반복된, 이 나라의 군중 사회와 회오리정치가 만들어내는 현상으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그가 검찰의 간부로서 이전 정부의 요인을 청산하기 위해 행한 무리한 수사를 그의 책임으로만 묻지 않습니다. 공자님 말씀대로 과거사는 시냇물로 흘러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자유의 가치를 아는 후보는 누구인가?

무관심한 척 뒷짐을 지고 있던 제가 어느 날 국힘당 후보들 간의 토론을 지켜보았습니다. 또 대통령 후보로서 그의 연설도 들었습니다. 정말 엉뚱하게도 그는 자유주의의 언어로 그의 정책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국힘당에서 잔뼈가 굵은 다른 정치인이 죄다 국가주의자들이라면, 그는 예외적으로 자유주의자였습니다.

다른 정당의 후보와의 토론에서 그는 대통령이 되면 제일 먼저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그다음 순위는 일본 수상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놀랐습니다. 반일 종족주의로 찌든 집권 여당의 후보라면 정말 하기 힘든 이야기지요.

윤석열 씨의 정신은 그의 출신 계층과 무관하게 그가 뿜어내는 자유주의에서 고귀합니다. 자유 정신은 강건합니다. 말만으로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그의 정신은 강건해 보입니다.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자유 정신과 전체주의는 언젠가 충돌합니다. 그 문명의 충돌이 조만간 동아시아 해역에서 미국·일본과 중국의 충돌로 벌어질 것입니다. 이 나라의 정체성을 묻는 그때, 아니 당장 지금부터, 우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양 세력의 충실한 멤버가 되어야 합니다. 미국과 일본을 먼저 만나겠다는 윤석열 후보가 그런 일을 해낼 듯합니다.

저는 정부의 각종 규제가 모조리 폐지되어 국내외 기업이 활개를 치면서 투자하고 고용하는 개방된 경제를 꿈꿉니다. 대학을 졸업한 우리의 젊은이들이 일본에서, 대만에서, 호주에서, 싱가포르에서 직장을 구하는 넓게 통합된 동아시아 지역사회를 꿈꿉니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는, 자유와 독립의 정신이 충일한 신뢰 사회를 꿈꿉니다. 우크라이나처럼 자유를 위해선 죽음을 불사하는 용감한 국민정신을 꿈꿉니다. 대륙의 전체주의 세력을 해체할 전진 보루로서 이 나라의 세계사적 역할에 충실한 국방과 외교를 꿈꿉니다.

국힘당의 윤석열 후보가 그런 꿈의 정치를 펼칠 수 있을까요.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이재명 후보에게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꿈입니다. 그것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저의 자세입니다.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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