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가부채 해결 위해 기축통화국 만든다...가슴이 웅장해져"
원희룡 "최배근 교수가 그러던가요? 아니면 김어준씨?"
박민영 "기본적인 경제학 지식조차 없이 망언 내뱉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우리나라의 국채비율이 높다는 다른 후보들의 지적에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첫 법정 TV 토론회에서 '국채발행 남발'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 선진국에 비해서 국채비율이는 낮고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같이 반박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경제 분야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향해 "국채를 얼마든 발행해도 된다는 뜻인가"라고 적정 국채 규모를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우리나라 국민의 가계부채 비율이 너무 높다. 전 세계적으로 제일 높다"며 "반면 국가부채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다른 나라는 110%가 넘는데, 우리나라는 50%가 안 된다. 국가 부담을 개인에게 떠넘겼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윤석열 후보는 "질문에 자꾸 딴 얘기를 한다. 국채 발행을 얼마든지 해도 된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얼마든지 하면 당연히 안 된다. 제가 언제 얼마든지 발행해도 된다고 했나. 거짓말이다"라고 '무제한 국채 발행'을 언급한 바 없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가 "도대체 국채는 GDP의 몇 퍼센트를 발행해도 된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이재명 후보는 "한 50~60% 넘어가면 비(非) 기축통화국인 경우 좀 어렵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국채 비율이 매우 낮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만큼 경제력 수준이 높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재명 후보가 우리나라의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을 거론하자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비꼬았다.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은 "이재명 후보님.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고요?"라며 "최배근 교수가 그러던가요? 아니면 김어준씨?"라고 했다.

장예찬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은 "한국의 GDP 대비 국채비율의 증가폭은 18.8%포인트로 OECD 비기축통화국 17개 중 가장 높다는 연구도 있다"며 "2019년에 이미 비기축통화국 중 6위, 2026년에는 비기축통화국 중 1위 예정으로 국가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은 "민주당에서 이재명 후보의 '곧 우리나라도 기축통화가 된다'는 발언이 전경련의 보고서를 참고한 거라고 해명했다. 전경련에서 언급한 것은 IMF의 특별인출권인 SDR(special drawing rights)에 대한 이야기로, 기축통화와는 전혀 무관하다"라고 했다.

박민영 보좌역은 "애초에 화폐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기축통화국이 되니 마니 하는 말을 저렇게 쉽게 내뱉을 수가 없다"며 "집권당의 후보가 기본적인 경제학 지식조차 없이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는 망언을 내뱉은 것도 우스운데, 그 발언을 주워 담으려는 공당의 해명 또한 허접하기 그지 없다. 저런 민주당에게 5년을 맡겼기 때문에 나라 경제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측은 기축통화국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 후보가 언급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했을 뿐"이라고 했다.

기축통화국은 국제결제나 금융거래의 기축이 되는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로 달러를 사용하는 미국과 파운드를 사용하는 영국, 엔화를 사용하는 일본 등이 있다.

SDR은 기축통화에 대한 교환권을 말하며 필요할 때 회원국 간 협약에 따라 SDR 바스켓의 5개 통화와 교환할 수 있다. SDR 바스켓은 달러, 유로, 위안, 엔, 파운드로 구성돼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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