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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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육성 발언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7시간 통화' 녹음 파일과는 다른 것으로 서울의소리 이명수 씨가 지난해 8월 김 씨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몰래 녹음한 것이다. 이 씨는 김 씨 부탁으로 홍보 관련 강의를 해줬고 105만원을 받았다.

김건희 씨는 지난해 7월 27일 통화에서 이명수 씨에게 "한번 와서 우리 몇 명한테 캠프 구성할 때 그런 것 강의 좀 해주면 안 되냐. 그러면 우리가 그 룰(규칙)을 해서 캠프 정리 좀 하게"라고 말했다. 승낙한 이 씨는 "코바나컨텐츠 직원 1명과 김건희 씨 수행비서 2명, 윤석열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 2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씨가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 강의하러 가서 몰래 녹음한 파일을 보면 김 씨의 수행비서 A 씨는 "저희가 오늘 기자님한테 제대로 교육을 좀 받고 업무 분담을 하려고 지금 그냥 러프하게 모였습니다. (중략) 여기 다 사모님 최측근들이에요. 그래도 10년 이상 다 보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윤 후보 부부의 언론 홍보와 이미지 전략, 취재 현장 대응 등을 주제로 조언했다.

이 씨는 "쩍벌남, 제가 그때 얘기했잖아요. 총장님이나 저도 이렇게 벌리고 있는 스타일인데 항상 오다리한다 생각하고 계시라고 하세요" "장제원 (국민의힘)의원을 잘 활용을 해야 돼요. 백블(백브리핑)을 하면 그런 거랑 분위기랑 같은 거를 장제원 의원이 국회의원한지 오래됐을 거 아니예요" "사모님(김건희) 행보가 있어야 되거든요. 제가 저번에 전화상으로도 한 번 얘기를 했는데 저기 새벽에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가라고. 그냥 수행비서 있잖아. 가서 사진 찍어가지고 인스타에 올리세요" 등의 발언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 씨의 강의가 마무리될 때쯤 들어와 30여분 간 조국 일가 수사와 작금의 정치 상황 등에 대해 말했다.

김 씨는 "객관적으로 조국 장관이 참 말을 잘 못했다고 봐요. 그냥 양심 있게 당당히 내려오고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딸도 멀쩡하고. 나는 딸 저렇게 고생을 보면 속상하더라고"라며 "쟤(조민 씨)가 뭔 잘못이야. 부모 잘못 만난 거. 처음엔 부모 잘 만난 줄 알았지. 잘못 만났잖아요. 애들한테 그게 무슨 짓이야"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의 조국 일가 수사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우리 남편(윤석열) 진짜 죽을 뻔했어요. 이 정권을 구하려다가 배신당해서 이렇게 된 거예요. 그 사실을 일반인들은 모르니까 '윤석열 저거 완전히 가족을 도륙하고 탈탈 털고' 이런 스토리가 나오는 거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세상이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남의 가족을 탈탈 털어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정치라는 게 신물이 나는 거야. 내 편만 옳다는 것 때문에 진영 논리는 빨리 없어져야 돼"라며 "나는 진보니 이제 보수니 이제 그런 거 없애야 된다고 봐요. 진짜 이제는 나라가 정말 많이 망가졌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의 후 이 씨에게 돈을 건넨 김 씨는 "우리 만난 건 비밀이야"라며 105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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