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연대(공동대표 황우섭 배연국)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통화 녹취 파일을 공익적 보도 가치가 있다며 방송한 MBC를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며 비판했다.

미디어연대는 24일 성명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형수 욕설' 등에 대해서도 똑같은 기준으로 보도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MBC는 페미니즘 논란을 부른 욕설 파문에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며 "이번 MBC 보도는 '선택적 공정'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하 미디어연대 성명 전문

[MBC의 김건희 편파 방송, 명백한 선거 개입이다] 

MBC가 지난 1월 16일 TV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녹취’ 내용을 일방적으로 보도해 또 다시 편파 방송 논란의 중심에 섰다. 법원이 가급적 언론의 손을 들어주는 기존 관행과는 달리 국민의힘이 제기한 보도금지 가처분을 일부 수용한 것은 이런 점을 감안한 조치일 것이다.

MBC는 김건희 씨 녹취록 방송이 야당 대선후보와 배우자에 대한 검증이라는 공익 차원에 부합한다고 강변한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언론의 검증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형수 욕설’ 등에 대해서도 똑같은 기준으로 보도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MBC는 페미니즘 논란을 부른 욕설 파문에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

이번 MBC 보도는 ‘선택적 공정’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선택적 공정은 편향된 보도를 통해 국민의 선택권을 왜곡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한다. 이는 명백한 선거 개입이다. 공정성을 잃은 방송은 사회의 공기가 아니라 흉기일 뿐이다.

 ‘정의의 여신’ 디케는 지위나 이념 등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결정하겠다는 뜻에서 두 눈을 가린 채 심판에 임한다. 그런데 MBC는 완전히 눈가리개를 풀고 한쪽으로 치우친 보도를 수시로 내보낸다. 공영방송이 아니라 ‘정치 방송’임을 자임하는 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5년 전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금 MBC의 행태를 보면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고, 결과 역시 정의와 거리가 멀다.

MBC는 편향 보도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거 때마다 집권세력에 유리한 내용을 자주 보도해 ‘정권 나팔수’라는 비난을 샀다. MBC 집단은 이런 정치 방송을 하려고 그동안 공정방송을 소리치고 방송 민주화를 외쳤던가? 이렇게 방송의 게이트키핑 기능이 마비된 것은 특정 집단이 방송사의 주요 직책을 독식하여 내부 자정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집행부의 일탈을 감시해야 할 노조마저 같은 배를 타고 있다 보니 견제와 균형은 기대난망인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MBC의 정상화를 위해 미디어 거버넌스의 개편이 시급함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다. MBC는 ‘김건희 방송 사태’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정 보도를 위해 매진해야 한다. MBC가 끝내 공영방송의 소명을 저버린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공영을 잃은 공영방송은 존립할 이유가 없다.

2022년 1월 24일
미디어연대(공동대표 황우섭 배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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