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마치고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1.11.2(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자신을 둘러싼 '가족 폭언 욕설 녹취록 폭로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 처한 가운데, 이번에는 자당 정청래 의원의 불교계 갈등 문제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1일 오후2시부터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종교편향 근절과 한국 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열었다. 이는 종헌종법을 초월하는 전국승려대회로, '위기' 때마다 전국 승려들의 뜻을 모았던 초파적 의사결정기구다.

그런데, 이 상황에 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문제가 된 것일까. 바로 '봉이 김선달'이라는 문제적 발언을 정청래 의원이 불교계를 향해 내뱉으면서 문제의 '원흉'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우선, 사건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료를 지적하면서 이를 '통행세'로 표현했다. 두번째, '통행세'라는 표현에 이어 관람료를 받는 사찰을 겨냥해 '봉이 김선달'이라고 2차 발언을 이었다.

조선 후기 구비문학 성격의 설화 주인공인 '봉이 김선달(鳳伊 金先達)'은, 문화계에 따르면 조선 평양에 살았다는 '전설적 사기꾼'으로서 묘사돼 알려져 있다. 즉, 하마디로 전국 사찰에 대해 '봉이 김선달'이라고 표현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편집=조주형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편집=조주형 기자)

이에 대해 조계종은 그동안 정청래 의원에 대해 공개사과를 요구해왔다. 국정감사라는 공개석상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공개 사과를 요구했지만,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송영길 민주당 당대표를 비롯해 이재명 대선 후보가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후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핵관(이재명 후보 핵심 관계자)'가 찾아와 사퇴를 요구했다"라고 밝히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에 이른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스스로 떠나겠다는 뜻이 없음을 다시금 천명했으나, 민주당 내 속사정은 복잡한 모양새다.

왜냐하면, 전국 국립공원 내 문화재관람료 징수 사찰 현황 등에 따르면 전체 67곳 가운데 23곳이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 받는데 이 중 약 절반 가량이 강원도와 경상남북도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리적 특성이 있어서다.

즉, 민주당 당세가 압도적이지 않은 지역에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사찰 절반 이상이 배치돼 있는 만큼 불교계 표심이 움직일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 자칫하다간 대선을 50여일 앞둔 상황에서 '봉이 김선달' 발언 후폭풍으로 전국 불교계 표심을 잃을 공산도 없지 않다.

20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현재 문화재관람료를 받는 사찰은 모두 67곳이며, 그중 23곳이 국립공원에 포함됐다.2019.06.20(사진=연합뉴스)
20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현재 문화재관람료를 받는 사찰은 모두 67곳이며, 그중 23곳이 국립공원에 포함됐다.2019.06.20(사진=연합뉴스)

아니나다를까, 21일로 전국승려대회 일정이 확정된 뒤인 지난 6일에는 청와대에서 찾아오기도 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이철희 정무수석과 방정균 시민사회수석이 조계총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을 비공개로 찾았으나 이렇다할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그외에도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의 윤호중 원내대표와 김영진 사무총장 등 민주당 지도부급 국회의원 30여명이 지난 17일 대한불교조계종 지도부를 예방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인 지난 18일,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굴하지 않고  버티겠다"라고 알렸다. 불난 곳에 기름을 들이부은 형국이 됐다.

불교계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출당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는데,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전국승려대회는 2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조계사에서 거행됐다. 이번 전국승려대회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수많은 승려가 모이기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후원회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만나기에 앞서 대웅전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2.1.17(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후원회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만나기에 앞서 대웅전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2.1.17(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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