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한 시일 내 선대위 전면 개편...후보 눈치 보며 일 안하면 선거 힘들어져"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한 김종인 국민의힘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오후 비공개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1월 말까지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면 이번 대선 승리는 어려워진다며 시한을 못박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 직후 취재진에게 "선대위를 전반적으로 개편할 것"이라며 "본부장 사퇴를 포함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사무총장이 전날 밤 윤석열 후보에게 선대위 본부장 전원의 사퇴안을 전했고 실제 상당수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표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해 들어서도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인적 쇄신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 김 위원장은 "국민 정서에 맞게 선대위를 개편해야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금태섭 선대위 전략기획실장도 이날 당사에서 취재진을 만나 "통상적인 땜질식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방식을 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오후2시30분부터 시작된 비공개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지금 윤 후보의 총괄선대위원장한지 한 달 여가 됐다"며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을 겪어보니 도저히 이렇게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演技)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제가 과거에 여러 번 대선을 경험했지만, 후보가 선대위에서 해주는 대로 연기만 잘할 것 같으면 선거는 승리할 수 있다고 늘 이야기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 정서에 반하는 선거운동을 해서는 절대로 선거에 이기지 못한다"며 "후보가 자기 의견이 있다고 해도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나타나는 여러 여론을 1월말까지 다시 원래 상황으로 전환시켜야 하는 숙명"을 말하며 "지난해 국민의힘에 오면서 느낀 것이 과연 우리 의원들이 '내가 바로 국민의힘이고 국민의힘이 잘못되면 내가 잘못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분이 과연 몇 분이나 되는지 의심을 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선대위 운영하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후보 눈치를 볼 것 같으면 선거를 제대로 이끌 수 없다"며 "후보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선대위를 전면 개편할 것임을 밝히며 모두 분발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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