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로나 사망률이 세계 평균을 넘어섰다는 조선일보 인터넷판 12월 8일자 뉴스가 논란이다. 기사는 ‘우리나라의 코로나 치명률이 세계 평균을 넘어섰고, OECD 38개국 가운데 아홉 번째’라고 보도하고 있다. 영국과 비교해도 4.5배 많다는 것을 제목에서 밝히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8일 한국의 치명률이 영국의 4.5배가 된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일보 인터넷판 캡처]
조선일보는 지난 8일 한국의 치명률이 영국의 4.5배가 된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일보 인터넷판 캡처]

같은 날 매일경제가 동일한 내용을 먼저 보도했으나 관련 수치를 좀 더 상세하게 다루고 있는 조선일보 보도내용을 팩트체크해 본다.

조선일보, 아워월드인데이터 인용해 “7일 기준 한국 치명률 1.42%” 보도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서 7일 기준 우리나라의 코로나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은 1.42%로 나타났다. 세계 평균(1.41%)보다 0.01%포인트 높고, 주요 7개국(G7)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치명률이 높은 곳은 미국(2.19%) 뿐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연이어 기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으로 범위를 확대해보면, 우리나라의 치명률은 9번째’라고 밝히고 있다. 멕시코(6.49%), 코스타리카(2.47%), 미국(2.19%), 콜롬비아(1.95%), 라트비아(1.92%), 헝가리(1.87%), 폴란드(1.63%), 그리스(1.43%)가 우리나라보다 치명률이 높은 국가들이라고 보도되고 있다. 아일랜드(0.17%), 네덜란드(0.23%), 노르웨이(0.24%), 덴마크(0.25%) 등도 치명률이 낮은 국가로 소개하고 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의 12월 7일 치명률 그래프. 조선일보가 보도한 나라의 수치가 전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아워월드인데이터 캡처]
아워월드인데이터의 12월 7일 치명률 그래프. 조선일보가 보도한 나라의 수치가 전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아워월드인데이터 캡처]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5월 말 이후로 0.5% 안팎의 치명률을 기록하다가, 7월 중순에는 0.1%대의 치명률을 보였다. 이후 10월 중순 다시 0.5% 안팎의 치명률을 보이다 서서히 증가해 11월 2일에는 1%의 치명률을 기록했다는 것이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이다. 단계적 일상회복 국면에 접어든 이후 약 1달 만인 지난달 28일에는 1.53%의 치명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연이어 조선일보는 유럽 국가와의 치명률도 비교하는 내용을 실었다. 하루 수만명 씩 확진자가 나오는 유럽 국가들도 우리나라보다 치명률이 낮다면서 영국의 치명률은 0.28%, 프랑스는 0.4%, 독일은 0.56%라고 적고 있다.

펜앤드마이크가 ‘아워월드인데이터’ 확인해보니...질병청이 맞고 조선일보가 틀려

8일 0시 기준 질병청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치명률은 0.82%이다. 본 기자는 질병청의 보도자료가 잘못됐거나, 조선일보의 내용이 틀렸다는 전제 하에 ‘아워월드인데이터’를 직접 확인해 보았다.

질병청의 보도자료가 맞았고, 조선일보의 자료는 전부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가 왜 이렇게 틀린 내용을 보도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방역 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려는 의도라고 하기에는 방법이 틀렸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치명률은 질병청의 보도자료와 마찬가지로 0.82%이다. 세계 평균은 1.97%로 우리나라와는 1.17%P나 차이가 났다. 영국은 1.38%로 조선일보가 보도한 0.28%와는 큰 차이가 났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독일의 치명률이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과 다르다. [사진=아워월드인데이터 캡처]​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독일의 치명률이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과 다르다. [사진=아워월드인데이터 캡처]​

아워월드인데이터의 7일 한국치명률은 0.82%로 확인돼...조선일보 수치는 대부분 아워월드인데이터와 달라

조선일보가 우리나라의 치명률 변화를 보도한 내용도 완전히 틀렸다. 5월말 이후로는 0.5%의 치명률을 보인다고 했는데, 아워월드인데이터의 5월말 치명률은 1.4% 정도였다. 7월 중순에는 0.1%의 치명률을 보인다는 조선일보의 보도와 달리, 아워월드인데이터의 자료는 1.2%나 되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코로나 치명률은 0.1%가 된 적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선일보가 틀려도 너무 틀린 보도를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10월 중순에는 다시 0.5%의 치명률을 보인다는 조선일보의 보도에 반해, 아워월드인데이터는 0.8%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 조선일보는 다시 11월 초 1%의 치명률을 보인다고 보도하는 반면, 아워월드인데이터는 0.75%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 11월 28일 조선일보의 치명률은 1.53%나 되는 반면, 아워월드인데이터의 치명률은 0.8%를 가리키고 있다.

​12월 8일 0시 기준, 질병청이 집계한 치명률은 0.82%로, 아워월드인데이터의 자료와 같음을 알 수 있다. [자료=질병관리청 제공]​
​12월 8일 0시 기준, 질병청이 집계한 치명률은 0.82%로, 아워월드인데이터의 자료와 같음을 알 수 있다. [자료=질병관리청 제공]​

최근 질병청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치명률은 0.8%를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조선일보가 구체적으로 적시한 날짜의 치명률은 단 하나도 맞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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