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駐)리투아니아 대만 대표부' 신설...'타이페이'(臺北) 명칭 버려 주목
舊 소련 위성국 리투아니아, 중국과 우호 관계 맺어왔으나 최근 태도 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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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중화민국(대만) 정부는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 주(駐)리투아니아 대만 대표부를 신설하고 개소식을 열었다.(사진=중화민국 외교부)

중국 외교부가 리투아니아와의 외교 단계를 격하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성명을 통해 “강렬한 불만을 표시하고 엄중히 항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18일 리투아니아의 수도(首都) 빌뉴스에 대만의 외교 기관이 신설됐기 때문이다. 정식 명칭은 ‘주(駐)리투아니아 대만 대표부’인데, 사실상 대만(중화민국)의 대사관으로서 기능한다.

성명에서 중국 외교부는 리투아니아에 대만 외교 기관 설치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훼손하며,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하는 것”이라는 표현으로 리투아니아 정부를 비난했다. 대만에 대해서도 “대만은 결코 독립된 국가가 아니며, (대만 독립은) 최종적으로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이 유럽에 외교 기관을 설치하게 된 것은 지난 2003년 슬로바키아 이래 18년만의 일이다.

리투아니아는 본디 대만과 외교 관계가 없으나, 최근 중국에 대해 공격적 자세로 전향하고 대만과의 우호 관계 구축에 힘써 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리투아니아에 설치된 대만의 외교 기관에 ‘대만’이라는 명칭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여타 국가에서 대만은 ‘대만’이라는 명칭 대신 ‘타이베이’(臺北·대북)라는 명칭을 사용해 왔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만 대표부 역시 ‘주한(駐韓) 타이베이 대표부’(Taipei Mission in Korea)다.

한편, 리투아니아 의회는 지난 5월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이슬람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탄압을 ‘제노사이드’(대량학살)로 규정한 데 이어 중국 및 동유럽 17개국이 참가하는 경제협력체 ‘17+1’에서 탈퇴하는 한편 유럽연합(EU)에 대해선 중국과의 관계를 재고(再考)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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