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전 대사 "종전선언 서명되면 그 다음날 무엇이 달라지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종전선언으로 인한 유엔군사령부 해체는 한반도 전쟁 재개 막은 유일한 국제적 법적 장치 없애는 일”

사진=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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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중국이 북한과 더불어 한미동맹의 결속력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약화시킬 방법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문재인 정권이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북한의 미사일과 핵 그리고 재래식 능력들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리 해리스 대사는 17일(현지시간)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2021년 한국에서의 미국의 외교와 안보’를 주제로 개최한 간담회에서 “북한과 중국은 끊임없이 한미동맹의 결속력을 시험하고 우리의 강한 결속력을 약화시킬 방법들을 찾을 것”이라며 “이는 의심의 씨앗을 뿌리고 한국과 미국을 이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한국이 안보동맹인 미국과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 사이에서 하나는 선택해야한다는 것에 대해 종종 질문을 받는다”며 “이는 한미동맹의 역사와 견고함에 대해 의심을 갖도록 만들어진 거짓된 서술”이라고 했다.

미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해리스 전 대사는 한국은 미국과 중국 중 어느 나라를 선택해야 할지에 대해 이미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한국전쟁 정전 당시인 1953년에 선택을 했고, 미국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1950년에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해리스 전 대사는 미국과 중국이 최근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포함에 몇 개의 중요한 지점에서 협력을 잘 할 수 있었지만 현재의 국제질서에 어떻게 접근할 지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의견이 다르다고 했다.

또한 그는 “북한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대화와 군사적 대비태세는 함께 가야 한다”며 이상주의는 현실주의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협상장에 끌어들이기 위해 제재를 완화하거나 군사훈련을 줄여서는 안 되며 이는 이미 실패가 입증된 길이라고 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불안정을 야기시키는 주요 동력이라고 했다.

지난 7월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직에서 퇴임한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중국은 국제 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바꾸려는 시도를 함으로써 이 지역의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중국이 전투기와 정찰기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사례는 지난 3년 간 300%가 늘었고 중국어선들이 격렬비열도 등 서해의 섬들을 침범하는 경우도 올해 급격히 늘었다”고 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올해 몇 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해안경비대가 불법 조업 혐의로 중국 어선들을 나포했다며 중국이 경제적으로 한국의 고삐를 쥐고 있고 필요에 따라 압박을 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중국은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직간접적으로 끊임없이 위반하면서 북한을 방조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은 중국이 역내 패권국이 되려는 야욕이 제한적이지 않으며 중국의 술수로부터 한국이 어떻게든 면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매일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에 대해 더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해리스 전 대사는 문재인 정권이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대해 “종전선언에 서명이 되면 그 다음날 무엇이 달라지는지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며 “이것은 평화협정이 아니며 휴전협정은 여전히 현존할 것이며 미국이 한국을 방위한다는 우리의 조약상 의무도 여전히 현존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과 핵 그리고 재래식 능력들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며 “나는 우리가 ‘정전협정’이라는 이름으로 종전선언을 이미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도 북한에 퍼주기만 하는 것은 올바른 접근방식이 아니라며 일부는 종전선언이 상징적인 것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법적 의미나 실제적인 결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에 대해 자신은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한국을 지키기 위해 미국의 지도력 하에 통합된 군사령부를 발동시킨 과거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폐기하자는 움직임이 안보리 내에서 있을 것이라는 증거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주장한 것을 언급하면서 유엔사가 해체되면 정전협정의 전제가 사라지고 이는 곧 한반도의 전쟁 재개를 막은, 유일하게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법적 장치를 없애는 일이 된다고 강조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이런 상황은 위험이 아니라 도박이 될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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