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입 계획을 밝힌 5개 백신 중 마지막으로 ‘노바백스’ 백신이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백스는 이미 사용되고 있는 독감,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백신에서 오래 활용된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안전한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생산 및 상업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체내에 주입해, 항체를 생성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여기에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사포닌 성분 면역증강제(매트릭스-엠)를 보조제로 사용한 '재조합단백질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 국내 품목허가 신청한 노바백스 백신, 전통적인 백신 플랫폼으로 부작용 우려 적어

노바백스 백신의 품목허가 신청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코로나 백신 미접종자들의 접종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16일 기준 인구 대비 접종완료율은 78.3%이다. 이 중 18세 이상 접종률은 90.5%로, 성인의 10%는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 이들 미접종자들은 대부분 ‘백신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접종을 꺼리고 있다. 이들 중에는 mRNA 방식이나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보다는 전통적인 플랫폼에서 생산된 ‘노바백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노바백신 4000만회분을 확보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17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노바백스 백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기존에 사용된 플랫폼이라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보는 의견들이다. 노바백스가 국내에서 상용화된다면 미접종자의 접종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① 임상 3상 결과 90% 정도의 예방률을 입증

노바백스는 지난 6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18세 이상 성인 3만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90.4%의 예방률과 중등증 및 중증 감염을 100%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영국에서 18~84세 성인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에서도 전체 89.7%의 예방률을 보였고, 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오리지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선 96.4%의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노바백스는 이처럼 우수한 임상3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일 인도네시아에서 긴급사용 허가를 획득했다. 그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에도 긴급사용목록을 제출했다. ▲EU(유럽연합) ▲영국 ▲인도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필리핀 보건당국에는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완료한 바 있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② 청소년층과 미접종자들의 접종에 활용될 전망

노바백스 백신은 인플루엔자(독감),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백신 등 기존 백신에서 장기간 활용돼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기존의 방식으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이 가능한 만큼, 기존 백신 물류망을 활용해 유통할 수 있고 접종 단계에서 해동 등의 과정도 불필요하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반면, 노바백스 백신은 냉장온도에서도 몇 주간 보관 가능하다. 냉동 보관 인프라가 부족한 저소득국가에도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아청소년층과 미접종자들의 접종률을 올리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방역당국은 최근 전체 신규 확진자의 24% 이상이 10대일 만큼 유행의 중심 축이 청소년층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접종 권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당초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만 청소년 접종을 ‘적극 권고’한다고 밝혔던 것에서 한층 강화된 입장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감염될 위험, 격리·치료(로 인한) 학업 손실 등 간접적 피해까지 고려하면 접종의 편익이 크다”며 참여를 당부했다.

mRNA 방식의 백신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자녀에 대한 접종을 꺼리는 부모들에게도 노바백스 백신은 비교적 안전한 방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소아청소년에 대한 mRNA 방식의 접종은 이익보다 위험이 크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따라서 노바백스 백신 승인 이후로 접종을 유보하겠다는 학부모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왼쪽)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SKB) 대표가 지난 2월 16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상황판단실에서 화상으로 열린 '코로나19 노바백스 백신 공급 계약 체결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왼쪽)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SKB) 대표가 지난 2월 16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상황판단실에서 화상으로 열린 '코로나19 노바백스 백신 공급 계약 체결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③ 면역증강제에 대한 안전성 검증이 필요?...SK바사 관계자, “이미 안전성 입증돼”

노바백신 백신은 21일~28일 간격으로 근육에 0.5㎖ 용량을 2회 투여하는 방식으로 접종된다. 이 백신의 허가는 식약처 내 전문가 자문회의, 최종점검위원회 등의 심사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후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노바백스 백신에는 한 번도 시판 허가된 적이 없는 ‘메트릭스-엠 면역증강제’가 사용됐다. 면역반응을 강화하고 높은 수준의 중화 항체를 유도하는 사포닌 성분의 면역증강제로 알려진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노바백스 백신은 합성항원 방식에 면역증강제를 더한 백신이다. 합성항원 단독이라면 모르겠지만 시판허가된 적 없는 면역증강제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합성항원 방식으로 제조되는 백신에는 대부분 면역증강제가 들어간다. 면역증강제가 들어간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노바백스가 자체 개발한 ‘메트릭스-엠’이라는 면역증강제의 안전성을 문제삼을 수 있다. 하지만 임상 3상 시험 등 여러 경로를 통해서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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