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박살납니다"...황무성 초대 성남都公 사장 '사퇴 압박 녹취록'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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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1.10.25 10:19:36
  • 최종수정 2021.10.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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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자산관리 설립된 그날, 黃 사장 사퇴 압박
법조계, "'직권남용' 성립 여지 크다" 지적
황무성 前 사장, 서울중앙지검 출두해 "'윗선' 압박 있었다" 취지 진술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납니다.”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에 대한 사장직 사퇴 압박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24일 조선일보와 채널A를 통해 공개됐다. 황 사장에게 사퇴 압박을 가한 인물은 현재 이재명 대선 캠프 총괄부실장을 맡고 있는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과 유동규 전(前) 경기관광공사 사장(구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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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사진=연합뉴스)

법조계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사퇴를 종용해 사직서를 받아낸 경우 ‘직권남용’에 해당할 소지가 크며 황 사장에게 사퇴 압력을 가하도록 지시한 인물이 누구인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2015년 2월6일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유한기 씨는 이날 오후 3시 10분경 황 전 사장의 집무실을 찾아가 사직서를 제출해 줄 것을 14차례 황 전 사장에게 요구했다. 유한기 씨는 이때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진상 성남시 정책실장의 이름을 여러 차례에 걸쳐 언급했다.

황 전 사장이 “정 실장(정진상)과 유 본부장이 당신(유한기)에게 (사직서 제출 요청을) 떠미는 것이냐?”고 묻자 유 씨는 ‘그렇다’는 취지로 대꾸했다. 이어 황 전 사장이 “내가 (사직서를) 써 줘도 (이재명 당시 경기 성남) 시장한테 갖다 써서 주지, 당신한테는 못 주겠다”고 하자 유 씨는 사직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계속해 황 전 사장을 압박했다. 이에 황 전 사장이 “그래 알았어. 내주(來週)에 내가 해 줄게”라고 말하자 유 씨는 “아닙니다. 오늘 해야 합니다.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납니다. 아주 꼴이 아닙니다”하고 대꾸하며 황 전 사장의 제안을 물리치는 모습을 보였다.

황 전 사장은 결국 이날 사직서를 제출하고 임기 3년을 끝내 다 채우지 못한 2015년 3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동(同) 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겸하면서 소위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해 추진했다.

유 씨가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종용한 이날은 바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중심에 있는 자산관리회사(AMC) 화천대유자산관리(최대주주 김만배)가 설립된 날이었으며, 동(同) 공사가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를 배포하기 한 주일 전이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2월13일 정식 명칭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입찰 공고를 내고 같은 해 3월26일 ‘성남의뜰’ 외 2개 컨소시엄으로부터 사업 제안서를 제출받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성남의뜰’을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사업 제안서 접수 하루만인 2015년 3월27일이었다.

한편, 황 전 사장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설치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전담수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황 전 사장은 당일 조사에서 “’윗선’의 압력을 받고 사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개입 여부에 관한 질문에 대해 황 전 사장은 “나중에 다 밝히겠다”고 대답했다.

법조계에서는 유동규 전 사장에게 ‘대장동 개발사업’을 맡기기 위해 황 전 사장을 사퇴시킨 경우에는 ‘직권남용’(공무원인 자가 직권을 남용해 타인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강요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전 사장이 말한 ‘윗선’이 누구인지를 규명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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