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 약화하는 백신 효과를 떠받치기 위해 시행하는 부스터샷. [일러스트=연합뉴스]
시간이 지나 약화하는 백신 효과를 떠받치기 위해 시행하는 부스터샷. [일러스트=연합뉴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얀센 백신과 모더나 백신의 부스터샷을 허용하면서, 교차접종(부스터샷)까지 승인했다. CDC의 이번 결정에 따라 미국에서는 이미 지난달에 허용된 화이자 부스터샷에 이어 모더나, 얀센 등 3종의 백신이 모두 부스터샷에 들어간다.

CDC, 얀센과 모더나 교차접종 승인...미국에선 3종의 백신 중 부스터샷 선택 가능

부스터샷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떨어지는 백신의 효과를 다시 증강하기 위해 애초 완료 기준을 넘어 시행하는 추가접종이다. 제약업체들은 델타변이의 확산 속에 ‘부스터샷으로 예방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그러나 얀센처럼 접종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는 백신이 아닌, 고효능 백신에 부스터샷이 실제로 필요한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다. 실제로 미국 규제당국과 자문기구 전문가들은 모더나 백신의 경우, 건강한 이들에게 2회 접종으로 충분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히며 모더나의 부스터샷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CDC의 이번 승인에 따라, 미국 전역의 의료진은 이르면 22일부터 모더나와 얀센 부스터샷을 지정된 대상자들에게 접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CDC의 승인에서 특이한 점은 ‘부스터샷 접종을 원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종류의 백신을 선택할 수 있고, 기존에 맞았던 백신과 다른 백신으로 교차 접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CDC의 이번 승인안에 따라, 국내 얀센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 계획에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① ‘얀센+모더나’ 부스터샷, 항체 76배 증가

최근 미국에서는 델타 변이의 확산 속에 얀센 백신의 예방효과가 단시간에 급격하게 약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얀센 백신 접종자들에 대한 부스터샷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미국 내에서 얀센 접종자는 1천500만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 부스터샷으로 최종 승인된 얀센 백신, [사진=연합뉴스]
미국 내에서 부스터샷으로 최종 승인된 얀센 백신. [사진=연합뉴스]

얀센 백신의 부스터샷은 1회 접종을 마무리한 지 2개월이 넘은 18세 이상 성인 전체에게 허용된다. 화이자와 모더나 부스터샷인 접종완료(2차 접종) 6개월 뒤부터 시행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얀센 백신의 예방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얀센 백신의 부스터샷으로는 모더나의 교차접종이 허용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FDA는 얀센 백신과 모더나 백신의 교차 추가 접종을 승인했다. 앞서 미 국립보건원(NIH)이 FDA 자문위원회에 제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얀센 접종자들이 모더나 백신을 추가 접종한 후 15일 안에 항체 수치가 7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35배), 얀센(4배) 추가 접종자들의 항체 증가 비율보다 더 높았다.

한국에서도 얀센 백신을 한 차례 맞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147만명 정도로 집계돼 당국이 부스터샷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미국 당국에서 얀센과 모더나 백신 교차 추가 접종을 승인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얀센 추가 접종 결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② ‘화이자+화이자’ 부스터샷, 예방 효능 95.6%

화이자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서 ‘자사 백신의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코로나19 예방 효능이 95.6%에 달한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해당 결과를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이자의 이번 연구는 16세 이상 참가자 약 1만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화이자는 자사 백신 2회 접종을 모두 마친 이들을 상대로 약 11개월의 간격을 두고 30μg의 부스터 샷을 투여했다. 참가자 일부는 실제 백신을, 나머지는 위약을 투여받았다.

참가자들은 부스터샷 접종 후 최소 7일 이후부터 코로나19 증상 검사를 받았다. 두 달 반 정도가 지난 시점에 진행했던 점검 결과에 따르면, 부스터샷 접종 집단에서는 총 5건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왔다. 반면 부스터 샷을 접종하지 않은 집단에서는 109건의 확진 사례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화이자는 “부스터 샷을 맞지 않은 집단에 대비해 부스터샷 접종 집단에서는 코로나19 질병 발생이 감소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부스터샷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보고’는 다른 백신의 임상 데이터와 유사하고 안전상 우려는 식별되지 않았다는 게 화이자 측 설명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은 “이번 결과는 부스터 샷의 효능을 추가로 증명한다”면서 “부스터 샷이 아직 진행되고 있는 이번 팬데믹의 공중 보건 위협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③ 모더나의 부스터샷, 백신 저항력 높은 베타 변이에도 효과 높아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얀센 백신과 모더나 백신의 교차접종(부스터샷)을 승인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얀센 백신과 모더나 백신의 교차접종(부스터샷)을 승인했다. [사진=연합뉴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이 델타 변이를 포함한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예방효과가 있고, 첫 접종 때보다 더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모더나, 에모리대, 존스홉킨스대 공동 연구팀은 22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서 레서스원숭이(rhesus macaques)를 대상으로 2회차 접종 완료 6개월 후 모더나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실험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접종을 완료한 레서스원숭이들에게 6개월 후 코로나19 바이러스 원종을 표적으로 개발된 모더나 백신과 베타 변이에 대응해 개발된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접종한 결과, 부스터샷 접종 후 원숭이 체내에서 모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항체가 크게 증가했고 중화 항체 증가 폭은 첫 접종 때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증가한 중화 항체는 이후 최소 8주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부스터샷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와 코에서 증식하는 것을 강하게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라며, 부스터샷이 강력한 면역 기억 반응과 더 오래 지속되는 면역력을 유도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실험은 지금까지 등장한 변이 중 백신 저항력이 가장 강한 베타 변이가 주요 관심사였던 6개월 전 베타 변이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는 전염력이 강하지만, 백신의 중화 능력에 대한 저항력 면에서는 중간 정도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사람에게도 모더나 부스터샷의 효과가 가장 강력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모더나 부스터샷을 맞으면 현재 유행하는 델타 변이를 포함해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장기간 상·하기도가 감염되지 않는 강력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번 주 모더나 백신 접종자의 경우 65세 고령층과 18세 이상이지만 중증 위험이 있거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2차 접종 완료 6개월 후부터 부스터샷인 3차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모더나 부스터샷은 1,2차 접종에 승인된 정규 투여량의 절반으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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