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최로 열린 '국정원 해체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전국시국기도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3.9.23(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최로 열린 '국정원 해체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전국시국기도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3.9.23(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숙원(宿願) 사업인 '국가보안법 철폐 구현화'가 드디어 현실세상의 문턱을 넘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여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가보안법 철폐론의 단초는, 일명 '與 이재명 사단'으로 명명된 '측근 7인회' 중 핵심멤버였다가 지난달 30일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가보안법 제7조폐지안(2104605)'에서 시작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폐지법안(2110236)까지 지난 5월 등장하면서 힘이 실렸다. 이같은 폐지여론에 등떠밀리듯, 국가보안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대에 올라서는 처지에 몰렸다.

왼쪽부터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선거통계시스템 출처), 이석기 통합진보당 전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선거통계시스템 출처), 이석기 통합진보당 전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지금까지의 상황을 종합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자서전 <운명>을 통해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 두번 하면서 끝내 못한일, 그래서 아쉬움으로 남는 게 있는데 바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못한 일"이라고 밝혔던 그의 오랜 숙원이 코앞에 다가온 모양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가보안법 철폐를 가속화할 일련의 여론전(戰)이 이번 5일부터 오는15일까지 전국에서 진행된다. 바로 국가보안법 철폐 국회 10만 청원에 불을 붙인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이 단체행동에 돌입한 것.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국가보안법 철폐를 추진하려는 특정 배후 세력의 배후와 그 발호(跋扈) 행태를 추적, 낱낱이 밝힌다.

이석기 한국 구명위원회의 도보 행진 시위. 2020년12월.(사진=이석기 한국 구명위원회)
이석기 한국 구명위원회의 도보 행진 시위. 2020년12월.(사진=이석기 한국 구명위원회)

#1. "더불어민주당, 국가보안법 폐지 외면 말라"···與에 압박?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은 당장 이틀 뒤인 5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 6일 부산 ▲ 7일 울산 ▲ 8일 대구경북 ▲ 9일·10일 광주·전남·전북 ▲ 11일 대전·충남·세총 ▲ 12일 충북·강원 ▲ 13일 인천 ▲ 14일 경기 ▲ 15일 서울로 전국 대행진을 하겠다고 지난 14일 천명했다.

이들이 이같은 전국대행진을 하는 까닭은 "온 국민의 국가보안법폐지에 대한 열망을 등에 업고 집권도 하고 과반을 훌쩍 넘는 제1당의 자리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대선과 정치적 민감성을 핑계로 명확히 확인된 국민의 염원을 묵살하고 있다"라는 것.

그러면서 "수구적폐세력의 방해공작도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라며 "국가보안법 관련 의미 있는 장소들을 순례하는 도보행진을 비롯한 지역별 간담회·북콘서트·선전전 등의 활동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에 알릴 것"이라고 예고하기에 이른다.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여론전(戰) 격인 이번 행진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은 오는 5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순회 여론전을 벌인다. 2021.09.14(사진=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은 오는 5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순회 여론전을 벌인다. 2021.09.14(사진=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2.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배후 '민노총·전교조'···경기동부연합, 통진당 이석기까지?

우선 첫날인 5일 제주도에서는 4·3평화공원과 세월호 제주 기억관, 제주도청과 더불어민주당 당사 등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약칭 민노총)에서 간담회를 하겠다는 게 이들이 밝힌 일정이다.

6일 부산에서도 민주당 부산시당이 예정돼 있으며 민주노총 대강당에서 음악회를 연다. 오전 출근길에는 이른바 '선전전(宣傳戰)'이 예정돼 있고, 7일 울산에서도 민주당 울산시당과 울산시청 및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출근 선전전을 한다. 같은날 오후 국민의힘·민주당 경남도당을 항의 방문한다.

8일 대구경북의 대구형무소 및 '10월항쟁위령탑'을 찾는 것에 이어 이정희 변호사의 강연이 계획됐다.

9일 광주전남에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통일위원장과 광주폐행동위원장 주무로 '여순항쟁 유적지 견학'을 한다. 1박2일 일정인 만큼 숙소는 '5.18통일학교'라고 밝힌다.

일명 '이석기 옥중수상록'인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글 이석기, 민중의소리)'. 기자는 최근 '이석기 옥중수상록'에 대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조합원 독후감 공모전 수상 작품집을 입수했다.2021.05.29(사진=조주형 기자)
일명 '이석기 옥중수상록'인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글 이석기, 민중의소리)'. 기자는 최근 '이석기 옥중수상록'에 대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조합원 독후감 공모전 수상 작품집을 입수했다.2021.05.29(사진=조주형 기자)

이튿날인 10일에는 진보당(당수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가 함께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영화를 관람한다. 영화는 국가보안법 폐지론을 담아낸 영화다.

11일 대전에서는 이석기 전 의원이 수감돼 있는 대전교도소를, 12일에는 민주노총 지부 국장과 국가정보원 충북지부를 방문한다고 알렸다. 국정원 충북지부가 이들의 여론전 대상이 된 배경에는, 지난 7월 터진 충북 간첩단 '자주통일충북동지회' 사건과도 무관치 않아보인다.

강원을 거쳐 민주노총 사무처장이 인솔할 13일 인천일정에 이어 14일 경기성남에서는 김태년 민주당 의원 사무실로, 수원역과 민주당사로 행진한다.

마지막 15일에는 사당역에서 노량진을 거쳐 여의도 국회 앞 본청계단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진보연대 회의실에서 해단식을 갖는다고 전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사업 계획안'이라고 명시된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조직에 관한 615남측위원회 문서.2021.06.03(편집=조주형 기자)
'국가보안법 폐지 사업 계획안'이라고 명시된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조직에 관한 615남측위원회 문서.2021.06.03(편집=조주형 기자)

#3. "코로나 여파와 민생위기, 국보법 폐지 위한 물타기 좋은 여건"···'충격'

그렇다면, 이들은 왜 하필 10월에 여론전(戰)을 강행하려는 것일까.

앞서 기자는 지난 6월3일 펜앤드마이크 기사 <[단독] 국가보안법 철폐 여론전 사업 계획서 입수 '충격'···이미 지난해 기획돼>를 보도한 바 있다.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정치적 기획 문건(출처 : 615남측위원회 회의실)'을 보도한 이 기사의 핵심은 바로 여론전(戰).

여기서 ▲ 코로나 시기 거리 캠페인 한계 봉착으로 인한 온라인 방식의 대중운동화 ▲ 현실적 국회 압박책인 국회 입법 청원을 통한 9월 정기국회로 쟁점화 및 11월 입법화 선점 ▲ 국회 입법 청원 성공으로 인한 진영 조직화 사업 달성이라는 3가지 노림수를 포착했다.

특히 문건에서는 "▶(2021년)11월이면 코로나19가 어느정도 잦아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규모 있는 민중대회를 개최하고, 국회 포위 집회, 대규모 농성도 가능할 것. 코로나 여파와 민생위기는 국가보안법 문제를 물타기 하기 좋은 여건이기도 하다"라는 진단을 하기에 이른다.

이같은 진단에 따르면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의 10월 전국 순회 여론전은 구상안대로 진행되는 바이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의 후원금 모금 페이지.2021.10.02(사진=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의 후원금 모금 페이지.2021.10.02(사진=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4. 대규모 전국 단위 여론전 기획 말고도 후원금 모금 투쟁까지?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은 앞서 밝힌 내용의 기획 일정 외에도, 14일 경부터 후원금 모금 계좌를 공개한 상태다. 목표액은 '9,990,000원'으로, 2일 새벽 기준으로 17%인 '1,720,000원'이 모금됐다.

같은 날 기준으로 30명이 후원했으며, 종료까지는 29일 남았다. 해당 단체는 후원에 대해 "국가보안법 폐지가 현 사회 민주주의 진전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대중적으로 알리려고 한다"라면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국가보안법 폐지에 동의하고 함께 해 왔던 전국의 시민사회를 적극적인 만나고자 한다"라고 알렸다.

이렇게 모금된 후원금은, "전국대행진을 진행하며 서울 국회 앞에서는 릴레이 1인시위를 이어가고 국회 둘레길 행진, 거리시민 필리버스터, 문화예술집중 행동 등 2021년에 반드시 국가보안법 폐지법안의 국회통과를 이루어내자는 집중행동을 계속 하려고 한다"라고 주장한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의 기획행동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틀 후인 오는 5일, 국가보안법 철폐를 노린 이들의 행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편, '국가보안법 철폐론'에 대한 심층탐사보도는 펜앤드마이크 상단의 '관련 기사' 항목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의 국가보안법 폐지 카드.2021.06.16(출처=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사진편집=조주형 기자)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의 국가보안법 폐지 카드.2021.06.16(출처=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사진편집=조주형 기자)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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