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설계에서부터 석연치 않아...확정이익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소수의 민간인이 독식"
"이재명은 1조2천억 중에서 6,350억이 몇몇 개인의 입으로 들어간 사실 해명해야"
"이 모든 진실은 결국 특검에 의해 밝혀지는 것이 정도...국민은 계속 묻고 또 물어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부인 김혜경 씨. (사진=연합뉴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23일 긴급성명을 통해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이익을 '화천대유' 등에 몰아준 이번 사건을 "공영개발 먹튀 사기"로 규정하며 신속한 특검 수사를 촉구했다. 

정교모는 "이 사건은 처음부터 시행사가 되었어야 할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변칙적으로 민간이 끼어들 수 있는 틈새가 있는 법인을 만들어 시행자로 만들어 시민의 이익을 민간이 가져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준 당초 설계에서부터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고, 확정이익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전부 민간이 가져가도록 포기하는 이른바 '비참가적 우선주'를 발행함으로써 소수의 보통주를 사실상 특권주로 만들어 버렸다는 점에서 일단 도시개발공사의 전, 현직 임원들의 업무상 배임행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시민에게 5,500억원을 돌려주었다는 변명이 아니라, 시민에게 돌아가야 할 1조 2천억원 중에서 6,350억원이 몇몇 개인의 입으로 들어가게 한 데 대한 납득할만한 해명을 하고, 특검 실시 등에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하 정교모 긴급성명 전문

<대장동 공영개발 먹튀 의혹 , 특검으로 신속하게 풀어야 한다.>

3억 5천만원의 출자금으로 4,040억원을 이익으로 배당받고, 이와 별개로 경쟁입찰 대상 토지 낙찰 가격의 65% 수준에 수의계약으로 토지를 매입하여 분양수익 2,352억원을 챙겨간 대장동 화천대유 공영개발 먹튀 사건이 온 국민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 가히 단군 이래 최대의 부패 스캔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 인해 성남 시민에게 돌아갈 6,350억원이 특정인 몇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현금 배당 1,822억원과 시행사로부터 기부채납 받은 사회기반시설 등의 가치를 합해 총 5,500억원 가량을 시민에게 돌려주었다고 주장하나, 3억 5천만원을 출자하여 6,350억원을 챙긴 민간업자들의 폭리에 대하여는 함구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시민에게 5,500억원을 돌려준 것이 아니라, 시민이 받아야 할 1조2천억원 중에서 6,350억원을 날린 것이다. 이 지사는 이 경위에 대하여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

우리는 이 대장동 공영개발 먹튀 사건이 고의적으로 잘못 끼운 첫 단추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도시개발법에 의하면 당초 도시개발시행은 개발 지정권자인 성남시 아니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맡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렇게 했다면 개발에 따른 이익 1조 2천억원 가량은 고스란히 성남시민에게 돌아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남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일부 출자한 법인, 성남의 뜰이라는 것을 급조하여 사업시행자로 내세웠고, 이런 구조 속에 민간업자들이 들어올 공간이 생긴 것이다.

도시개발법에 지방공사가 출자한 법인도 시행자가 될 수 있기는 하지만, 이럴 경우 민간 출자자가 자연스럽게 끼어들 수 밖에 없고, 결국 민간이 소수 지분으로 들어와서 특혜를 누릴 수 있는 문을 열어 둔 것은 성남시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남시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시행자가 되지 않음으로 인해 생기는 이득은 무엇인가?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공공기관이 민간과 결탁하여 업무상 배임과 같은 범죄를 저지른다면, 이렇게 다단계로 내려가면서 법인이라는 외피로 가려두는 것 이상으로 후일에 대비한 꼬리자르기용, 면피용으로 이상적인 설계는 없을 것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50%의 1종 우선주 지분을 갖고, 잔여 수익 배당에는 참가하지 않는 이른바 ‘비참가적’ 우선주를 갖기로 하였다. 정상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주주라면 확정 이익을 배당받고, 수익이 좋을 경우에 대비하여 보통주와 같이 참여하여 분배받는 ‘참가적’ 우선주를 발행받아야 정상이다.

이 비정상적 우선주 발행의 아이디어가 누구의 머리에서 나와서 제안되고 관철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지적이 나왔었는지, 특히 당시 이재명 성남 지사는 어느 정도 이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사전, 사후에 알고 있었는지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이 지사 스스로 2012년 이 사업이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라 보았고, 2013년에는 “용도변경만 하면 수백 수천억의 개발이익”이 생기는 사업이 라고 판단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법률가이자 행정가인 이재명 시장으로서는 우선주로 확보할 이익 외에 추가적인 수익 분배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참여할 수 있는 ‘참가적’ 우선주를 발행하라고 했어야 마땅했다. 이재명 지사는 왜 이런 지시를 하지 않았는지, 몰라서 그랬는지, 알면서도 안했는지 그 이유를 말해야 한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우선주로 포장하였지만 실제로는 보통주 7%를 가진 특정인들에게 수익을 몰아주기 위한 권리포기 선언을 하였다. 이로 인해 화천대유 등이 가진 7%의 보통주는 보통주가 아니라 특권주가 되었다. 모든 객관적인 정황은 당시 위 공사의 사장과 본부장 등이 업무상 배임의 죄책을 면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위 공사의 현직 임직원 역시 업무상배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은 마찬가지이다. 최초 배당을 하면서 수익성이 당초 예측과 달리 보통주에게 과도하게 돌아가는 사정을 안 이상 그 이후에라도 시행사인 ㈜성남의 뜰을 통해 기존 발행주식 100만주에 더하여 신주를 추가로 발행하였어야 했다. 300만주의 발행여분이 있었으므로 신주가 발행되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보통주식을 배정받았다면, 화천대유 등이 액면가 5천원짜리에 1주에 대하여 270만원(2018년), 206만원(2019년), 100만원(2020년)씩을 배당받아 가는 황당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 화천대유 등의 독식을 방조하고 있는 현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임직원들이 부작위에 의한 업무상 배임으로 처벌되어야 할 이유이다. 한편 이것은 이 사건이 초기부터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소수 민간 세력 간에 공영개발을 빙자한 ‘먹튀’를 위해 조직적으로 기획되었을 수 있음을 추론케 하는 정황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모든 진실은 결국 특검에 의해 밝혀지는 것이 정도라고 믿는다. 중립적이면서, 활동시한이 법정된 특검을 통해 대선 전에 이 황당한 스캔들이 과연 무능과 무지의 소산에 그치는 것인지, 아니면 치밀하게 기획된 범죄의 산물인지 규명되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떠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 발의에 중지를 모아야한다. 무엇보다 대권 후보로 나선 이재명 지사 스스로 해괴한 자화자찬으로 국민을 기망하고 대장동식 공영개발을 전면 확대하겠다는 등의 어깃장을 그치고 협조할 건 협조해야 한다. 수사를 자청한 만큼 페북과 언론을 통한 자기변명을 중단하고 특검도 기꺼이 받겠다는 자세를 표명해서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떳떳하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계속하여 물을 것이다.

“대장동의 대장은 누구인가?”

2021. 9. 23.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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