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호주 핵잠수함 보유 지원에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강조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는 물건너가
미국과 영국, 호주가 새로운 3자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발족했다.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협의체다.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키로 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이들 국가의 움직임에 강력 반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15일(현지시간) 화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세 국가명을 딴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 발족을 전 세계에 알렸다.
영국은 더 부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다. 반면 호주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따라 더욱 밀접한 동맹국으로 자리바꿈하는 중이다. 호주는 미국, 일본, 인도등과 함께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회원국이며 영국과 마찬가지로 기밀정보 공유동맹인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이기도 하다. 호주는 이중, 삼중으로 미국의 핵심동맹국에 포함될 정도로 대중국 견제에 있어 그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3국은 오커스 결성 이유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꼽았으며 국방과 외교 정책의 고위급 교류가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버, 인공지능, 양자 기술, 해저 능력 등 안보와 국방기술의 협력 역시 강화된다.
특히 미국과 영국은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현재 전 세계 가운데서 오직 6개 국가만 핵잠수함을 운용 중이다.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호주는 일곱 번째 핵잠수함 보유국이 됐다. 미 고위당국자는 "솔직히 말해 이는 많은 측면에서 우리 정책의 예외에 해당한다. 이것이 앞으로 다른 상황에서 착수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며 '단 한 번 있는 일'(one off)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이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해준 유일한 동맹국은 영국이었다. 호주는 미국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는 전 세계 세 번째 국가가 됐다.
모리슨 호주 총리는 별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 도입을 발표하기도 했다. 호주는 핵잠수함에 장거리 순항 미사일인 토마호크 미사일까지 탑재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핵잠수함 보유를 용인받을 일은 없게 됐다. 지난해 10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방미 중에 미 정부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핵연료를 공급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난색을 표하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삼각동맹 공식 출범에 대해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은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영향 확대에 저항하려는 목표는 분명하다", "미중 관계의 틈새를 더 키울 수 있는 조처"라는 등의 평가를 내렸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전 종료 결정의 여러 이유 중에 하나로 중국 대응을 거론할 정도로 인도태평양 관여를 중시한다. 미국이 대중 포위망 구축 전선에서 한국의 동참을 다방면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이 오커스에 참여한 것만 보더라도 미국은 중국 견제망을 유럽으로까지 넓힐 계획이다. 전 세계 동맹국들을 대중 견제에 동참하는 정도에 따라 재편성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오커스 발족에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제3국의 이익을 해치거나 표적으로 삼는 배타적인 블록을 구축해서는 안된다"며 "특히 냉전 사고방식과 이념적 편견을 떨쳐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