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최근 NH농협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 데 이어 우리은행도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9월까지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우리은행은 올해 들어 분기별로 신규 전세자금대출 취급 한도를 설정해 왔다. 이번 분기엔 한도가 소진되어 기존 전세대출 신청 취소 분이 나오면 신규 취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SC제일은행도 18일부터 담보대출 중 하나인 '퍼스트홈론' 신규 취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오는 30일부터는 퍼스트홈론의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퍼스트전세보증론의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도 소폭 내려간다. 최종 적용금리는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앞서 NH농협은행도 오는 24일부터 11월 말까지 모든 가계 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용대출은 신규취급 중단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최대한도가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낮아졌다. 또 대출자의 연봉 이내에서만 빌릴 수 있다.

이처럼 은행권에선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억제' 지침에 따라 줄줄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모습이다.

최근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금융위 직원들과 회의에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한다는 이례적인 표현을 쓰면서까지 대출 억제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들에 가계대출의 연간 증가율을 5∼6%로 맞추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상반기 이미 가계대출 잔액이 작년 말보다 5.8% 증가했고 7월 말에는 작년 말 대비 증가율이 7.1%에 달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인 KB국민은행(2.6%), 신한은행(2.2%), 우리은행(2.9%), 하나은행(4.4%)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에서 줄줄이 신규 주담대를 중단할 경우 내 집 마련의 통로가 막히는 최악의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나머지 은행들은 신규 주담대 중단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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