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베트남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를 위해 한국기업들이 낸 돈이 거의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및 호찌민 총영사관에 따르면 최근까지 한국 기업들이 낸 백신 기금은 최소 1천800억동(92억원)에 달한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기업은 삼성전자로 750억동(38억원)을 냈다. 이중 400억동을 중앙정부에 기부했고 박닌, 박장, 타이응웬 등 지방성에 낸 금액은 350억동이다.

직원 수 대비 기부금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SK다. SK는 중앙정부에 100만달러를 냈는데 현지인을 포함한 전체 직원수는 하노이 20명, 호찌민 80명, 붕타우 300명 등 총 400명이다. 삼성전자 기부액의 3분의 1에 못미치만 직원 당 기부액은 수십배 많다.

SK는 내년 1분기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자체 개발한 백신이 생산되면 우선적으로 베트남에 제공할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베트남 국가주석에게도 공언하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백신을 맞으려고 돈을 낸 게 아니라 순수한 의미에서 기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전자와 디스플레이, 이노텍 등 계열사 생산시설이 위치한 하이퐁시에 한화로 약 16억원의 백신 기금을 냈다.

롯데는 하노이시와 호찌민시에 각각 30억동, 중앙정부 40억동 등 총 100억동을 기부했다.

CJ는 베트남 재무부에 64억9천만동을 냈고 신한은행도 60억동을 중앙은행을 통해 전달했다.

효성 등 다수의 한국기업들도 기부금을 냈다고 호찌민 총영사관은 전했다.

이와는 별도로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인들 중 상당수가 기부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과 교민들이 낸 기부금을 모두 합치면 100억원이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베트남 중앙정부는 지난 5월말 코로나 4차 유행이 시작되자 공공부문 뿐 아니라 기업들로부터도 지원을 받아 백신 구매 펀드 조성에 나섰다.

하노이한인회 윤상호 회장은 "한국기업과 교민사회의 기부는 양국 간 우호 관계를 거듭 확인하는 사례"라면서 "교민들을 위한 백신 확보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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